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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전 관방장관의 담화를 인정 못하겠다던 아베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애 대한 반응이었다.
"아베의 발언은 다행"이라고 말 했다는 것이다. '다행이라니.....?'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전을 찾아 보았다.
"다행多幸"이란 것은 <명사>로 '뚯밖에 일이 잘되어 운이 좋다'라는 뜻이다. <형용사>로는 '다행하다'로 쓴다.
14일 아베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하여 "고노담화의 내용을 바꿀 의사가 없다"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그동안의 아베가 해 온 행동을 보면 '뜻밖에 일이 잘 된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일관성이 없는 발언으로 보인다. 어쩌면 국제사회에서 변태적 발언과 행동으로 비웃음을 자초하던 아베였다. 정신병자가 잠깐 제 정신을 차렸는가 싶었다. 더구나 '운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다행"이란 용어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문에서 표기한대로 "다행"이라고 말 했다면 그것은 대통령이 아닌 개인 박근혜의 생각일 뿐이라고 폄하하고 싶다. 일국一國의 대통령이라면, 더군다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다행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주재원으로 와 있는 일본의 기자들도 자기나라에 한국의 반응에 대하여 보도를 할 것이다. 한국의 대통령이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보도를 하면 일본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한국 대통령은 우리 총리대신의 발언에 대해서 '뚯밖에 일이 잘되어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군!'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일본인들이 그렇게 생각하기를 바라는 한국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고노의 담화라는 것에 대해 알아보지 않을 수 없다.
1993년 8월, 일본의 관방장관이던 고노는 다음과 같이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른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정부는 재작년 12월부터 조사를 진행해 왔으나, 이번에 그 결과가 정리되었으므로 발표하기로 하였다. 이번 조사 결과, 장기간에, 또한 광범한 지역에 걸쳐 위안소가 설치되어 수많은 위안부가 존재했다는 것이 인정되었다. 위안소는 당시의 군 당국의 요청에 의해 설영된 것이며, 위안소의 설치, 관리 및 위안부의 이송에 관해서는 구 일본군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이에 관여하였다. 위안부의 모집에 대해서는, 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가 주로 이를 맡았으나, 그 경우에도 감언, 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모집된 사례가 많이 있으며, 더욱이 관헌 등이 직접 이에 가담하였다는 것이 명확하게 되었다. 또한,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강제적인 상태 하에서의 참혹한 것이었다. 또한, 전장에 이송된 위안부의 출신지는, 일본을 제외하면 조선반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당시의 조선반도는 일본의 통치 하에 있어, 그 모집, 이송, 관리 등도, 감언, 강압에 의하는 등, 대체로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행하여졌다. 결국, 본건은 당시 군의 관여 하에서, 다수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준 문제이다. 정부는 이 기회에, 다시금 그 출신지의 여하를 묻지 않고, 이른바 종군위안부로서 허다한 고통을 경험당하고, 심신에 걸쳐 씻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께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올린다. 또한, 그런 마음을 우리 나라로서 어떻게 나타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유식자의 의견 등도 구하면서, 앞으로도 진지하게 검토해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역사의 사실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이것을 역사의 교훈으로서 직시해 가고 싶다. 우리는, 역사 연구, 역사 교육을 통해, 이런 문제를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며, 같은 과오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시금 표명한다. 또한, 본 문제에 대해서는, 본국에서 소송이 제기되어 있으며, 또한 국제적으로도 관심이 모여 있으며, 정부로서도, 앞으로도, 민간의 연구를 포함해, 충분히 관심을 기울여 가고 싶다."
이 고노담화에 이어 일본의 패전 50주년이던 1995년 8월 15일에는 당시 일본 총리였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가 직접 다음의 내용을 발표했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 의심할 여지없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외교적으로 일본이 일본의 식민지배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와 군 위안부 문제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일본의 모든 정권들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표면적인 것이었을 뿐, 1990년대 경제불황 이후 일본 사회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되면서 실질적인 계승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2009년 9월 16일 제93대 일본 총리로 취임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는, 민주당 대표이던 2009년 8월 11일에 외신기자 회견을 통해 무라야마 담화를 실제로 계승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또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할 '국립추도시설'을 짓겠다는 공략을 펼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일본 측에 무라야마 담화나 고노담화에 대한 계승과 실천을 강조해 왔다. 이것은 21세기 동아시아의 공영을 위해서 일본이 취해야 할 기본적인 책무이기 때문이었다. 굳이 독일의 예를 들지 않아도 2차세계대전의 발발자로써 일본이 취한 그동안의 태도는 모호하기 이를데 없었다. 위에서 제시한 두세개의 담화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실천이 없었던 것이다.
아베의 14일 발언은 다행이 아니라 당연한 소리를 지껄인 것에 불과하다. 청와대 대변인의 "다행"이라는 발언은 즉각 "당연"으로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다행"이란 용어는 숙명적 압제나 억압에서 풀려났을 때 할 수 있는 소리다. 당당한 자기의 주장을 제대로 견지하려면 "당연"으로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정확한 표현을 사용하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더군다나 일본이 평화헌법을 폐기하고자 하는 이 시기에 마치 식민지 시대의 친일파와 같은 표현인 "다행"이라는 표현은 즉각 "당연"으로 바꾸기를 주장한다. 앞으로는 푸른기와집에서 말실수가 나오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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