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다녀와서

    칼럼 / 황은미 / 2014-04-22 17:06:20
    • 카카오톡 보내기
    황은미 (사)커리어컨설턴트협회 회장
    ▲ 황은미 (사)커리어컨설턴트협회 회장
    아름다운 건축이 주변환경을 바꾼다.

    지난 해 여름 미국 출장길에 애리조나주에 있는 회사를 하루 일정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미팅이 끝나고 대화 중에 1시간 거리에 세계적인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하여 살았던 주택과 뮤지엄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곧바로 달려갔다. 크고 작은 선인장이 늘어서있는 사막에 너무나 매력적인 멋진 건축물을 보고 나는 마치 복권을 얻은 기분이었다. 나는 ‘한국에도 외국인들이 하루 출장을 오더라도 꼭 가보고 싶은 현대건축물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곧 모습을 드러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떠올렸고 그 후부터 DDP 개관을 손꼽아 기다렸다.

    DDP에 세번 다녀왔다. DDP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긍정적ㆍ부정적 평들이 많았지만 나는 마치 미래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은 이런 독특한 비정형건물이 서울 한복판에 있다는 것이 즐겁고 신나기만 하다. 크기, 모양, 곡선이 다 제각각이라는 은빛 알루미늄판의 번호를 들여다보며 우리 한국의 기술이 새삼 자랑스럽고 이곳에 우리 한국인의 끈기가 녹아있는 것같이 느껴진다.

    외관을 보면 과연 내부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여 들어가고 싶어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는데 3층이 없어 안내자에게 물어보니 건물자체가 층에 대한 개념이 없어 3층이 없다고 한다. 건물 곳곳이 창의성을 자극하여 좋다.

    특히 어둠이 깔리면서 DDP에서 새어나오는 조명이 비칠 때면 마치 별나라에 있는 것같이 환상적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DDP에 가서 저녁에 데이트를 하면 사랑에 빠질 공간이라고 소개하곤 한다.

    이 아름다운 창조공간이 우리에게 줄 선물이 많겠지만 가장 큰 선물은 우리 국민들의 창의성과 안목을 높여주는 것일 것이다.

    곳곳의 공간들이 창작의 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주변의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평도 많지만 점차 어울리는 환경으로 개발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랜드마크가 될 멋진 건축이 들어서면 주변환경도 거기에 걸맞도록 바뀌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우려되는 점도 있다.

    독특하고 화려한 외관에 비해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느낌이다. 패션타운에 자리잡고 있어서 패션중심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나는 패션디자인, 건축디자인, 인테리어디자인, 등 큰 주제를 가지고 전체 건물이 그 주제하에 기획되고, 한 주제를 가지고 몇 달씩 전시가 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DDP 운영에 대해 잘 모르지만, 만약 작은 특별기획전외에 대부분이 예술의 여러 장르에 상관없이 대관이 되고 전시될 예정이라면 화려한 외관에 비해 컨텐츠가 더 빈약해보일 것 같다.

    DDP가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각 분야의 최고전문가들이 협업하여 실험을 하는 장소, 각 분야의 발전을 보여주는 장소,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선두기업이 많이 나오도록 안목을 높여주고 기회를 주는 장소로 사용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앞으로 세계적인 패션디자인박람회가 개최되어 세계인의 발길이 한국에 끊이지 않게 되기를 희망한다.

    정부에서도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일관된 정책으로 필요한 만큼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DDP 각 동의 이름을 한국적으로 독특하게 짓기 위해 고심한 것 같다.

    그러나 관람객 입장에서는 ‘살림터’, ‘배움터’ 등 건물 이름을 부르기도 외우기도 불편하다. DDP 홍보 소책자를 보니 한국어가 주는 의미와 영어로 설명된 것이 달라 외국인들에게 설명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어울림광장을 영어로 쓴 것을 보니 읽기도 어렵다. 이것은 다시 검토하여 외국인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될 수 있는 단어로 다시 만들었으면 좋겠다. 처음 입장하는 곳도 입구표시가 있었으면 좋겠다.

    DDP는 세월이 흐를수록 국민들의 사랑을 받게될 것 같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황은미 황은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