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대 외화 밀반출 혐의 포착

    사건/사고 / 민장홍 기자 / 2014-04-28 17: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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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유병언 一家' 페이퍼컴퍼니등 4곳 전격 압수수색
    [시민일보=민장홍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28일 오전 유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유 전 회장 소유의 페이퍼컴퍼니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대구 지역 사무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유 전 회장 차남 혁기씨(42) 소유 페이퍼컴퍼니 '키솔루션' 사무실과 혁기씨의 과거 대구 주거지, 유 전 회장 최측근 중 한 명인 고창환 세모 대표이사(67)의 경기도 용인시 소재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위치한 ㈜모래알디자인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모래알디자인은 유 전 회장의 큰딸 섬나씨(48)가 운영하는 디자인회사로 유 전 회장의 해외 사진전시회, 청해진해운의 수상택시 디자인 등을 맡는 등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계열사 간 물품·용역 거래 내역, 외환거래 내역, 회계 장부 등 각종 자료와 함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이 파악한 페이퍼컴퍼니는 유 전 회장의 붉은머리오목눈이, 장남 대균씨(44)의 'SLPLUS', 차남 혁기씨의 '키솔루션' 등 3곳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이들 3곳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수년간 30여개의 계열사들로부터 컨설팅 비용이나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200억여원 이상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청해진해운 등의 회계 감사를 담당했던 회계법인의 공모나 묵인 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유착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26일 수년동안 청해진해운의 회계 감사를 담당했던 회계사 김 모씨(51)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으며, 다음날 김씨 등 회계사무소 관계자 3~4명을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씨는 2005년부터 3년간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 법인 감사직을 맡은 바 있으며, 계열사 ㈜새무리가 2007~2008년 다판다·문진미디어 등 2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모 지분 80%를 인수하고 이후 다시 아이원아이홀딩스에 매각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김씨를 다시 불러 조사한 뒤 사법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 등 회계법인 관계자 뿐만 아니라 고 대표 및 계열사와 관계회사 실무 직원들과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퇴직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해 왔다.

    아울러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아해 프레스 프랑스(Ahae Press France) 설립 등 7건의 해외 법인 설립과 부동산 투자 등에 1600여만달러(약 160억원)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국세청·관세청 등과 함께 유 전 회장 일가의 외화 밀반출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으며, 유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8개 계열사들이 지난 2007년부터 용역 비용 등의 명목으로 1억6600만달러(약 1660억원)를 해외로 보낸 사실을 확인해 관련자료를 검토하며 정확한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특히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해외로 송금한 자금 가운데 섬나씨가 운영하는 ㈜모래알디자인이 아해 프레스 등에 230억여원을 보낸 것과 관련해 이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의 사진 수백여장을 구입하는 명목으로 비자금이 조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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