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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활주로 위의 항공기에서 수석 스튜어디스(사무장)를 내리도록 요구해 구설에 오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 ||
월권행위 문제 불거져···
[시민일보=전형민 기자]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40)이 이륙을 앞둔 뉴욕발 인천행 항공기에서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다며 수석 스튜어디스(사무장)를 공항에 내리도록 요구해 구설에 올랐다.
이런 탓에 승객을 가득 태운 항공기는 평소보다 20여분 늦게 이륙했고, 사무장은 다음 날 홀로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7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지난 5일 0시50분 미국 뉴욕을 떠나 인천으로 도착예정이던 KE086편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다 10분 만에 갑자기 탑승 게이트로 방향을 돌리는 '램프리턴'을 했다.
보통 '램프리턴'은 항공기 정비 문제나 주인 없는 승객의 짐이 실리는 등 보안상의 경우,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하게 된다.
하지만 이날 대한항공 항공기의 '램프리턴'은 이례적으로 조 부사장이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면서 일어났다.
문제의 발단은 퍼스트 클래스 탑승객에게 스튜어디스가 기내 서비스를 하면서 불거졌다.
한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조현아 부사장에게 과자를 봉지째 건네며 "드시겠느냐"고 질문을 던졌고, 조현아 부사장은 "과자를 왜 봉지째 주느냐, 규정이 뭐냐"며 스튜어디스를 질책하며 내리라고 했다.
스튜어디스는 "매뉴얼대로 했다"고 답했고 이에 조 부사장은 매뉴얼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조현아 부사장의 고함에 놀란 사무장이 태블릿PC를 들고왔으나 놀라서인지 암호를 풀지 못했고 조현아 부사장은 사무장에게 "내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일등석에는 조현아 부사장을 포함한 2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으며 그 고함소리는 뒤로 이어진 이코노미석까지 들릴 정도였다.
결국 조현아 부사장의 명령에 의해 항공기는 기수를 돌려 사무장을 공항에 내려놓은 뒤 출발했다.
승무원 기내서비스 매뉴얼에 따르면 승무원은 승객의 의향을 물은 뒤 갤리(음식을 준비하는 곳)로 돌아와 마카다미아넛을 종지에 담아 제공하게 되어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조현아 부사장이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승무원이 마카다미아넛을 갖고 왔기 때문에 규정에 어긋난 일이라고 지적하고, 사무장에게 서비스 매뉴얼을 갖고 오도록 했으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며 "객실 안전을 책임질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보고 사무장을 내리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항공법에 따르면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지휘·감독은 '기장'이 한다(50조1항)고 규정하고 있어 우연히 비행기에 타고 있던 조현아 부사장의 지시는 월권이란 지적을 벗기 어려워 보인다.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정비 문제 등으로 가끔 램프리턴을 한다"며 "하지만 '로얄 패밀리'가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아 램프리턴을 한 사례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조현아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로,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친 뒤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부에 입사해 2006년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상무보)을 맡으며 임원직에 올랐다.
이어 전무를 거쳐 지난해 3월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 2013년 5월, 하와이에서 아들 쌍둥이를 낳아 원정출산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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