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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회장 |
올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와 셋째 아들인 동원씨와 동선씨가 한화그룹에 입사한 데다 첫째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이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그룹이 최근 삼성그룹의 석유화학·방산 계열 4개사를 인수한다고 발표할 때, 인수 주체에 한화에너지를 포함시킨 것도 경영 승계와 관련 있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은 부사장 3명과 전무 5명, 상무 7명, 상무보 26명, 전문위원 3명 등 총 44명의 '2015년 임원인사'를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이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다는 것이다.
김동관 실장은 부장급인데,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상무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부장급인 박지호 한화손보 법인2사업본부장과 이덕출 한화투자증권 금융상품영업2파트장이 상무보로 승진한 것과 대조된다.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재벌 3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때, 김 실장을 '초고속' 승진시킨 것은 경영 승계 작업을 서둘러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연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강기수 한화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상무)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김승연 회장이 대외 활동을 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된 것은 맞다"면서도 "건강 상태가 아주 좋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신호는 다른 곳에서도 포착된다.
김승연 회장의 둘째인 동원씨는 지난 3월 한화첨단소재에 입사해 한화그룹 디지털팀장을 맡고 있다. 셋째인 동선씨도 지난 10월 한화건설 매니저로 입사, 한화건설 해외 현장에서 실무경험 중심의 현장 경영 연수를 받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형제가 모두 한화그룹에서 경영활동을 펼치게 되면서, 경영 승계 구도도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이 지난달 26일 삼성그룹 석유화학·방산 4개 계열사를 1조9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인수 주체에 한화에너지를 포함시킨 것도 경영승계 작업과 연관돼 있다는 관측이다.
한화그룹은 인수 주체에 방산업체인 ㈜한화와 석유화학 업체인 한화케미칼 이외에 열병합발전소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에너지를 포함시켰다. 언뜻 보면, 상대적으로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한화에너지를 인수 주체에 포함시킨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룹 내에서 한화에너지가 갖고 있는 위상을 고려할 때, 그 이유가 분명히 드러난다. 한화에너지 지분 100%는 한화S&C가 보유하고 있고, 한화S&C는 장남이 50%, 차남과 삼남이 각각 25%씩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이번 인수를 통해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두게 된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의 몸집이 커지고, 덩달아 한화그룹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S&C의 기업가치도 커진다. 이 때문에 향후 비상장사인 한화S&C가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경우 경영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더욱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동관 실장의 상무 승진은 태양광 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경영승계와는 관계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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