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公 감사결과 "국내제조업체서 차익 352억 꿀꺽
[시민일보=이지수 기자]호남고속철도(KTX) 열차제어시스템이 당초 계약과 달리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한 열차운행을 담보하는 이 시스템을 개발해야만 했던 해당 계약업체는 이로 인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수서~평택 수도권고속철도 율현터널이 화재시 대피시설이 부족한 문제점과 삼성~통탄 광역철도에 수백원대 추가 공사비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5~7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대상으로 '호남 및 수도권 고속철도 건설사업 추진실태'를 실시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 20건의 감사결과가 나왔다고 8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철도시설공단은 2012년 7월 국내 제조업체인 A사를 대표로 하는 컨소시엄과 1990억원 규모의 '호남고속철도 열차제어시스템 구매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열차제어시스템의 핵심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해 A사가 프랑스 업체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국내에서 전량 생산한다는 조건을 전제됐다.
그러나 감사원의 확인 결과 당초 국산화하기로 한 A사는 전원공급보드 5043장 중 2409장을 프랑스에서 수입해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2634장도 조립 자재 전부를 수입해 국내 협력사가 단순 조립해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A사는 전량 국내에서 생산키로 했던 유지보수장비도 전체 20대 중 15대를 완제품 형태로 수입해 납품했다.
이처럼 수입품으로 대체함에 따라 A사는 당초 국산화 약속을 어기고 352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발생시킨 것으로 감사원은 추정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철도시설공단에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하고 A사가 챙긴 차익을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수서~평택 수도권고속철도 개통을 위해 철도시설공단이 공사한 '율현터널'의 경우 대피통로가 부족해 화재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깊이가 약 60m에 이르고 길이가 51.1㎞에 달하는 율현터널은 이 터널은 국내에서 가장 긴 철도터널이자 세계에서도 5번째 규모다.
이 터널은 철도시설공단이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승객 대피를 위한 별도의 서비스터널을 설치하지 않았다.
또한 이 터널에 대한 화재 발생시 승객 피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승객이 모두 성인이고 연기가 배출되는 방향의 반대로만 대피한다는 가정하에 지상으로 이어진 수직갱도를 16개만 설치됐다.
그러나 이동 속도가 느린 어린이와 노약자들의 비율을 반영하고 승객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대피하는 피난 시나리오들을 감사원이 추가해 검토한 결과 4~6개의 수직갱도가 추가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소 48m에서 최대 75.4m에 달하는 율현터널의 수직갱도 깊이를 감안할 때 노약자들의 신속한 피난과 부상자 수송을 위해 대피용 엘리베이터가 필요하지만 16개 수직갱도 중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은 고작 2곳에 불과했다.
아울러 철도시설공단은 수도권고속철도 터널공사를 시행하면서 강철섬유 혼입량이 기준에 미달한 보강용 콘크리트(숏크리트)를 사용하거나 암석이 떨어져나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록볼트'를 부실시공해 터널의 안전성이 우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의 경우 삼성~동탄 광역철도가 수도권고속철도와 선로를 함께 쓰기로 하고서도 충분한 공사계획 없이 수도권고속철도 건설을 서둘러 착공함에 따라 설계변경 등으로 334억원의 공사비가 추가로 필요한 실정이라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