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재보선과 민심

    칼럼 / 이기문 / 2015-05-01 18: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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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문 변호사
    ▲ 이기문 변호사
    2015년 4.29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은 압승했고, 야당은 참패했다.

    서울 관악을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득표율 43.9%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를, 경기 성남 중원에서는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득표율 55.9%로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리고 인천 서ㆍ강화을에서는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득표율 54.1%로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에게 승리를 거뒀으며, 광주 서을 지역에서는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52.4%의 득표율로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새누리당이 3곳, 무소속이 1곳을 각각 가져갔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한 곳에서도 승리를 하지 못하고 전패를 한 것이다.

    선거공학적으로보면 여당에게 불리한 선거지형이었고, 야당에게 유리한 선거지형이었다.

    성완종 리스트라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던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났다. 이번 선거는 첫째로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대통령과 선거의 왕자가 된 김무성 대표의 합작품이라는 점이다.

    성완종 리스트가 터졌을 때 이를 대처하는 위기관리능력이 대단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김무성 대표는 본질인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다루지 않고, 곁가지인 노무현 정부 특사 의혹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정치의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의 모습들이다.

    성완종은 새누리당 또는 자민련 출신의 정치인이다. 그가 특사를 받은 행위를 노무현 정부로 거슬러 올라가도록 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사안의 당부를 따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는 그 위력이 대단했다. 보수층과 중도층의 정치혐오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현란한 정치기술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기술도 대단했다. 자신의 건강 이상을 실시간으로 발표하도록 했다. 박근혜의 건강이상은 지지층에게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로, 문재인 대표의 정치공학적 기술이 풋내기 수준이라는 점이다. 그의 지적대로 '4월 재보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때로는 전략 공천을 해야할 때도 있다.

    천정배 카드는 충분히 전략공천으로 메꿀 수 있는 카드였으나, 그는 원칙을 중시하는 정치 초보적 태도를 선보였다. 하지만 정치재기를 꿈꾸는 천정배는 이와 같은 공정 경선 카드에 무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탈당을 결행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문재인의 정치 초보적 판단이 실패를 좌초한 것이다.

    셋째, 문재인 대표는 야권의 분열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에 대하여 무심했다는 점이다.

    국민모임이 출범했고, 정동영이 탈당했다. 전략공천의 카드로 천정배의 탈당을 막았어야 했다.

    그리고 정동영에게는 대통령 후보였던 사람에게 대한 야권의 수장으로서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하지만 그의 탈당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은 야권이 분열되는 형태로 선거를 치렀고, 그 결과는 예견되는 것이었다.

    넷째로 야당내의 분열분위기도 한몫했다. 선거초기부터 동교동계 내부에서 파열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도부를 흔드는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김희철은 당인으로서는 해서는 안될 행동을 취했다.

    자당의 후보 지원을 거부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김희철을 이해할 수는 있으나, 당적으로는 아니다. 내부 갈등의 표출은 언제나 선거에서 악재이다.

    재보선의 결과가 정치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

    어느 당이든 자신들의 입장에서 주장하는 것이다. 여야가 근본적으로 재보선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들을 향하여 항해를 계속했으면 싶다.

    민심의 소재는 36%의 투표자 속에 결코 있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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