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병’ 발건강의 위험신호 무지외반증

    기고 / 양혁재 / 2015-05-29 16: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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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성모척관병원 양혁재 원장

    초여름에 들어서면서 구두 가게에 샌들이 늘어났다. 이 시즌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예쁜 발 모양’에 대해 검색하기 시작한다.

    샌들 같은 신발은 신으면 남들에게 발을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이 샌들을 많이 신기 때문에 예쁜 발 모양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이와는 상반되게 발 모양에 대한 고민 역시 많다. 소위 ‘하이힐 병’이라 불리는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발 모양이 변형된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다.

    수원시 장안구에 사는 박모씨는 하이힐 쇼핑을 즐기는 평범한 20대 여성 직장인이다. 그녀는 봄을 맞아 새로운 하이힐을 구매하고 손꼽아 배송을 기다렸다. 하지만 하이힐이 도착한 이후로 한 번도 그것을 신고 나가지 못했다. 버틸만했던 발의 통증이 며칠 전부터 심해짐을 느꼈기 때문이다. 보통 때는 하이힐을 신고 있을 때만 미미한 통증을 느꼈는데, 최근 들어서는 운동화를 신어도 통증이 느껴졌고 심지어 하이힐을 신고는 서 있기조차 힘들어졌다.

    박씨는 하이힐을 신을 수 없는 것을 떠나, 일상생활에까지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결국 인근의 족부병원을 찾았다. 진단결과는 ‘무지외반증’이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즐겨 신었던 하이힐이 원인이 되어, 모르는 새에 발가락 관절이 변형되고 있었다.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 뼈가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고 반대로 발등 안쪽의 뼈는 안쪽으로 더 튀어나오면서 발가락 관절이 점진적으로 변형되는 족부 질환을 뜻한다.

    선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대체로 후천적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여성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에는 패션에 관심이 높아진 남성들이 볼 좁은 구두를 많이 신기 시작하면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발병 가능성도 높아졌다.

    무지외반증은 여러 가지 징후를 수반해서 나타난다. 대체로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빨갛게 변하면서 통증이 느껴지면 무지외반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심각한 경우에는 두 번째 발가락이 엄지발가락과 겹쳐지거나 새끼발가락 쪽 관절이 돌출될 수 있으며 발가락 관절이 탈구되는 경우도 있다. 발가락의 변형이 눈에 띄지 않는 경우에도 굳은살이 나타나거나 일상생활을 하면서 발에 통증이 느껴지고 염증이 생긴다면 가까운 정형외과 족부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의 초기 치료는 수술보다는 비수술적인 교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대부분 신발 안에 푹신한 특수 깔창이나 교정기를 설치해 발가락 변형 교정 치료를 시행한다. 성모척관병원의 경우 초기 발가락 변형 교정 치료에는 보조기 및 약물, 주사치료를 병행한다.

    그러나 이미 중기를 지난 경우에는 병의 진행이 빨라질 수 있으므로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 치료는 환자의 변형된 정도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지며 변형된 정도가 심하지 않을수록 비교적 간단한 치료로 틀어진 뼈를 바로잡고 뼈 주위의 인대나 근육, 관절낭 등을 바르게 정렬해주는 식으로 시행할 수 있다. 수술 시간은 30분 정도가 소요되며 보통 1-2개월 정도의 재활 기간을 지나면 일상생활에도 전혀 무리가 없게 된다.

    무지외반증은 후천적으로 잘못된 신발을 자주 신는 습관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질환이므로 진행되기 이전에 초기 예방이 핵심이 되며, 항상 발에 관심을 두고 작은 변형부터 빠르게 감지하여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지외반증 현상을 방치할 경우 단순히 발에만 통증이 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자세에 영향을 주면서 척추의 불균형, 요통이 올 수 있으므로 초기의 치료가 급선무다.

    예방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발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다. 발바닥에 닿는 부분이 푹신한 운동화를 선택해 발을 편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예방이 가능하며, 발가락 스트레칭이나 지압을 통해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은 온몸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있다. 발이 편해야 온몸도 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방과 초기치료, 그리고 이미 꽤 진행되었다면 수술을 통해서라도 발의 편안함을 되찾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지외반증 치료는 예쁜 발 모양 뿐만 아니라 발의 편안함, 즉 우리 몸 전체의 편안함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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