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중독자 문제에 관한 대책 방안 시급

    기고 / 김영아 / 2015-06-15 17:13:13
    • 카카오톡 보내기
    ▲김영아
    인천 계양경찰서 효성지구대

    교육생 신분을 벗어나 순경 김영아로 근무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지난 한 달 동안 주간과 야간근무를 반복하며 다양한 사건을 접하였지만, 역시 듣던 대로 주취자를 상대하는 일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길가에 쓰러져 있는 사람, 만취한 상태로 밤늦게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가 택시기사와 시비 붙는 취객, 밤새도록 술을 마시다 서로 언성이 높아져서 지구대로 오는 사람 등 주취자 유형은 정말로 다양했다.

    하지만 나는 앞서 언급한 주취자 유형보다 더 다루기 어려운 알콜중독자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앞서 먼저 언급한 주취자들을 처리하는 문제는 생각만큼이나 역시 어렵다. 하지만 알콜중독자는 일반 주취자를 다루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약 2주전 한 주취자가 길거리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적이 있다.

    현장에 도착하여 주취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주의를 준 후 바로 귀가시켜 현장 종결 하였는데,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그 근처에서 또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다시 출동하여 가족을 만나보니 그 주취자는 알콜중독자로 이미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는 자였는데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 퇴원을 하였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경찰이 임의대로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다시 가족에게 인계하였는데, 그 후에 물건을 부수고 난동을 피우는 상황이 벌어져 그 가족에게 주취자를 병원에 다시 입원시키도록 권유하였다. 하지만 가족은 경제적인 부담으로 입원시킬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했다.

    알콜중독자를 병원으로 인계하려면 반드시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 사건에서는 가족들이 거부하는 바람에 처리가 더욱 어려웠다.

    하지만 이 알콜중독자로 인해 신고만 여러 건 접수 되었고, 주위 상인들도 장사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를 하는 상황에서 이대로 방치할 수 없어 가족을 계속 설득하여 알콜중독자를 전문 병원으로 인계를 할 수 있었다.

    지금도 알콜중독자를 처리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알콜중독자는 개인 및 가정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모든 지원을 해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보호자의 동의 없이는 우리 경찰이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 경찰의 임무는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 가 아니었던가, 앞으로는 알콜중독자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선량한 시민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고, 또한 알콜중독자 가족에게도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었으면 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영아 김영아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