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5복더위’와 보양식

    칼럼 / 남영진 / 2015-08-05 17: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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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영진 한국감사협회 고문
    남영진 한국감사협회 고문

    얼마전 우리나라 여름 복중 보양식으로 인기있 는 음식순위가 언론에 소개됐다.

    삼계탕이 1위고 이어 한우구이, 그리고 장어구이 오리구이 보신탕이었다.

    나로서는 복중 보양식으로서는 보신탕이 1위일 거고 다음이 여성들이 선호하는 삼계탕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5위로 밀렸으니 이제 보신탕은 여름 보양식으로는 좀 기피식품이 된 셈이다.

    아무래도 투표에 참가하는 연령이 젊은 층이라 이런 결과가 나왔으리라 생각한다.

    하기야 시내에 보신탕집이 줄어들어 거의 기억에 의존해 찾아다니는 판이니 그럴 것이다.

    대신 삼계탕이니 치맥이니 해서 닭고기는 수시로 접할 수 있으니 우선순위인 것이 맞다. 보신탕을 즐기는 이들은 우리나라가 아열대기후가 되어 이제는 삼복더위가 아니라 5복더위라 한다.

    그래서 삼복에 8.15광복절, 9.28 서울수복일까지 합쳐 7,8,월 3달간 5번의 보신탕을 먹어야 한다는 농담을 한다.

    옛날 선조들은 복중에 모여서 황구를 잡아 함께 벌건 개장국을 끓여 땀을 뻘뻘 흘리며 먹고 무더위를 이겨냈다. 동네에 한두 마리 있을까 말까한 소는 생구(生口)라 하여 집안 식구며 재산 목록 1호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는 국가가 관리하기 때문에 동네에서는 함부로 잡지도 못했다.

    당연히 쇠고기는 명절이나 함께 잡아 산적이나 탕국에 조금 쓰는 귀한 고기였다. 서울 양반 댁에서나 석쇠에 구워 먹었을 쇠불고기인 ‘너비아니’ 정도가 알려진 쇠고기 음식이었다.

    돼지고기는 집에서 먹고 남은 잔반을 먹여 키웠기 때문에 동네잔치를 할 때는 함께 추렴해서 부위별로 나누었다. 비게등 기름이 많아 쉽게 상해 배탈이나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있어 여름 보양식으론 잘 안 먹었다.

    대신 닭백숙, 자라탕, 장어탕 등을 먹었다. 여름보양식인 민물 장어, 용봉탕의 원료인 자라 등이 금강 영산강 낙동강 하구언 때문에 산란길이 막히고 60-70년대 산업화와 논밭에 치는 농약 비료 때문에 거의 사라졌다.

    근데 이 민물장어가 지금은 양식장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부화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민물뱀장어를 일본에서 인공부화에 성공해 곧 싼 장어를 먹게 될 거 같다. 지난 7월 민물장어값이 지난해에 비해 거의 절반가격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다.

    장어 1KG에 3만1000원으로 지난해 5만6000원에 비해 45% 떨어져 장어양식장이 울상이라고 한다.
    민물장어는 아직 산란 부화과정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산골 맑은 민물에서 작은 고기나 수중곤충들을 잡아먹는 육식종인 장어는 성어가 되면 자기가 태어난 바다로 내려가 지구에서 가장 깊다는 필리핀해구나 사이판부근의 마리아나해구로 내려가 산란하고 죽는다.

    ‘복국’도 해안지방에서는 훌륭한 보양식이었다. 일본에서 물돼지(河豚)라고 부르는 복어도 양식에 성공했다 하니 앞으로는 좀 싸게 먹을 수 있을거 같다. 참복, 까치복, 밀복 등은 인체에 치명적인 테트라도톡신을 갖고 있는데 이 독성이 태어날 때부터 가진 것이 아니라 바닷속 플랑크톤을 먹으면서 축적된 것이라 한다. 그냥 바다에서 가두리 양식으로 키우면 독성이 없단다.

    최근 흔해진 보양식이 연어다. 노르웨이에서 양식연어가 들어와 염장연어나 연어구이로 먹을수 있다. 동물의 왕국에서 보면 캐나다 록키산맥 계곡이나 시베리아 캄차카반도의 강을 무리지어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불곰이 잡아채는 장면을 수시로 보았다.

    우리나라에도 물이 맑은 강릉 남대천이나 삼척 오십천, 영덕 강구항계곡, 포항 울산 태화강등 동해쪽 강엔 연어가 산란하러 돌아오는 내들이 있었다. 벌건 배를 하고 알을 꽉 배어 돌아오는 연어를 잡아 알을 빼내 미지근한 물에 불려 알껍질을 벗겨내고 간장과 기름으로 간을 맞춰 연어알 스시를 만든다. 그냥 먹기도 하는데 인건비가 비싸 값에 놀란다.

    이 많은 보양식이 있는데도 여름엔 보신탕으로 끌린다. 몸에 좋은 줄은 잘 모르겠는데 입에서 댕기니 욕을 먹어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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