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복귀해야 하는 이유

    칼럼 / 공병호 / 2015-08-23 15: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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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어떤 결정이든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의 복귀 결정을 미루는 결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사실은 세상이 우리 혹은 우리나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상은 자기의 방식대로 돌아갈 뿐 그런 운행 방식에 잘 적응하는 자에게는 상을 내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자에게는 가혹한 벌을 내린다.

    우리 중심으로 바라보면 자기 이익 밖에 생각이 나지 않지만 우리 외에 그들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모두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생각을 해 보자. 현재처럼 노동시장이 이중구조로 경직화된 상태가 오래 갈 것으로 보는가? 이것이 이미 노동시장에 진출한 사람들의 이익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을 고려할 것인가? 지금 상태가 올바른 상태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단호하게 ‘그렇다’고 생각하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해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들 질문 모두에서 단호하게 ‘그렇다’고 답할 수 없다면 무리하게 떼를 써는 일이 있어서 안 된다.

    지금 우리는 전 세계가 정보혁명으로 거대한 망으로 연결될 시대로 진입해 들어가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는 세상의 판 자체를 뒤엎고 있다.

    여기에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의 초엽에 이미 도달해 있음을 말해준다. 더 이상 고성장시대를 맞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가능한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에 ‘유연성’이란 바람을 강하게 불어 넣는 일이다. 성역화된 제도나 관행이라도 시대의 변화를 수용할 수 없다면 과감하게 고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면서 필자가 갖게 된 결론이 있다. 이 시대에 생존과 성장의 화두가 있다면 그것은 유연성 강화를 통해서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대가 바뀌면 사람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사고의 유연성이 있어야 제도의 유연성이 생겨날 수 있다. 제도의 유연성 가운데 으뜸을 들자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다.

    이처럼 경직된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는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고 그리스 등과 같은 남유럽 국가처럼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말미암아 더 이상 새로운 고용 창출이 불가능한 사회로 달려가고 말 것이다.

    나 중심을 넘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경직된 임금체계로 말미암아 신규 고용 창출에 대단히 보수적이다.

    짧은 시간 동안 캠페인으로 신규 고용 창출을 간청할 수 있지만 이런 일이 얼마나 가겠는가? 엔화와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중국과 일본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무엇으로 그들에게 대항해야 하는 가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유연성’이란 목표에 맞추어서 가장 효율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런 노력 가운데 첫 번째로 이뤄져야 할 과제가 노동시장에 제대로 된 개혁을 이뤄내는 일이다. 신진대사가 원활하면 처음에는 좀 피곤하고 힘이 들겠지만 경제와 사회에 역동성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선택이야말로 아버지 세대가 진정으로 자식 세대를 위하는 길이다. 좀 멀리 보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때이다.

    시스코의 고도성장을 이뤘던 존 챔버스는 “파괴할 것인가. 파괴당할 것인가”라고 강조한다.

    우리 스스로 고질적인 문제를 파괴할 수 없다면, 문제나 시장이 우리를 파괴하도록 내버려둘 수 밖에 없다. 유연성으로 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시장이 엄청난 비용과 함께 우리를 파괴할 것이다.

    더 이상 노동개혁을 미루기에는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없다. 하루 속히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출처: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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