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국회의원] 사람이 먼저다

    칼럼 / 홍문종 / 2015-10-05 15: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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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문종 국회의원
    15대 국회 동기로 김무성 대표를 만난 지 20년이 지났다.
    ▲ 홍문종 국회의원

    그 때 초선의원 생활을 함께 시작했던 이들이 정의화 의장, 황우여 부총리, 김문수 전 지사, 홍준표 지사, 이재오 의원 등인데 김 대표에 대해서는 조금 더 각별한 느낌이다.

    초선의원 시절 남달리 어울릴 기회가 더 많았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둘 다 깍듯한 매너로 선배들을 잘 모신다고 소문이 난 덕분에 쟁쟁한 중진의원들 여흥에 셋트로 불려 다니면서 쌓은 정리가 녹록치 않다는 생각이다.

    지금도 가끔 "니하고 나하고 선배들에게 제일 인기있는 멤버였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그에게도 이때의 기억은 따뜻하게 남아있는 듯하다.

    그도 나도 제각기 정치적으로 진화해가고 있는 요즈음이다.

    급기야 오픈 프라이머리다, 안심번호공천제다,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고 있지만 그와의 관계는 내게 여전히 소중하다. 그래서 혹여 인간적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쓰는 편이다.

    특히 오래 전 정치적으로 어렵게 된 나를 위해 당시 이회창 총재에게 구명을 청하던 그를 생각하면(나 역시 그를 위해 비슷한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정치적 노선이 다른 건 어쩔 수 없어도 기존의 인간관계 까지 망가뜨리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 간절해진다.

    20년이면 어지간한 일은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시간이다.

    인간관계에서도 서로에 대한 의미 있는 자리 매김이 가능한 연륜이라 하겠다.

    하지만 조변석개 이합집산이 일상인 정치판 인심 앞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정치적 노선에 따라 인간관계까지 뒤틀리기 일쑤인 이 바닥 생리 때문이다.

    정치 특유의 속성이라고는 하지만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적이 되고 내일 다시 동지가 되어 돌아오는, 그 이상한 순환구조는 매번 생소하고 어렵기만 하다.

    정치인 간의 인간관계만 잘 풀려도 현실 정치의 어려움 절반 정도는 저절로 해결될 거라는 생각이다.

    결국은 소통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닐까 싶다.

    나만 해도 그동안 일방적 판단으로 인간관계를 어렵게 한 사례가 적지 않다.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는 아닌 경우가 많았다. 가깝다고 느낀 만큼 진지한 대화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별다른 노력없이 일방적으로 친밀감만 키운 탓이었다.

    가족과의 관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와병 중인 아버지는 물론 세상에서 제일 큰 사랑을 주시는 어머니에게까지 지금껏 일방적이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그래서 뒤늦게 주변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나름 궁리 중이다.

    관계의 숙성을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지역구 행사나 유권자와의 만남 일부를 포기해야 할 일도 생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치일정의 중요한 부분을 앞두고 있는 나에게 더 소중한 일이라면 결단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정치권 소통을 생각한다.

    최소한 당내에서라도 서로가 흉금을 털어놓는 대화가 가능하도록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당내의 소모적 논쟁만 막을 수 있어도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자기의 솔직한 속내가 이익이나 사상이 다른 상대에게 드러나 손해를 본다고 할지라도 서로 몰라서 야기될 수 있는 손해보다는 훨씬 데미지가 적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런 측면에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이른 바 다른 의견을 가진 의원들과의 만남을 생각한다.

    허심탄회하게 흉금을 턴 대화를 나누고 싶다.

    가깝다고 느끼건 멀다고 느끼건 이 모든 느낌은 내 생각에 투영된 주관적인 관념일 뿐,

    생각보다 사람들의 속내를 잘 알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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