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감수성

    기고 / 김수진 / 2015-11-05 23: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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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진
    서울지방보훈청 기획팀

    예로부터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집집마다 떡을 했고 집안에 경사가 있을 때도 이웃과 떡을 나누기에, 우리에게 '떡'은 명절을 대표하는 음식이고, 기쁘고 경사스러운 일이 떠오르는 이름이다.

    그렇다면 '떡값' 또한 명절을 잘 보내라는 의미로 서로 나누는 정을 의미해야할 텐데, 부패에 연루된 사람들의 '떡값으로 주고받은 돈일 뿐'이라는 변명이 통용되면서 이제는 '떡값은 뇌물'이라고 그 뜻이 굳어진 듯하다.

    청렴연수원에서 청렴도 자가진단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공무원 신분으로서 나는 어떤가 싶어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다.

    첫 번째 질문은 'TV에서 거액의 돈을 받고 부패에 연루된 정치가나 기업인들의 모습을 볼 때, 저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저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에 대해 예, 아니오로 답하는 것이었다.

    부패에는 당연히 분노해야하고, 부패에 연루된 사람들은 본인들의 죄를 반성하고, 이들을 일벌백계해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나만은 절대 부패에는 연루되지 않아야하겠다는 생각을 하게해야한다.

    '사람이 큰 일 하다 보면 저럴 수도 있지'하는 생각이 어디서부터 시작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부패에 대해서는 반드시 큰 처벌이 뒤따르고 어떠한 부패든 반드시 발각된다는 것이 당연해지면 그런 생각은 없어질 것이 확실하다.

    업무 관련자나 이해관계자가 성의의 표시라고 하면서 금품을 건네었고, '거절할 수 없어서' 혹은 '다들 그러니까'하는 생각에 받았다면, 그가 받은 것은 '성의'도 '마음 씀씀이'도 '정'도 아니고, 그냥 뇌물일 뿐이다.

    청렴은 옛날 얘기 속 청백리의 미담이거나, 해외 뉴스에서 가끔 보는 위인들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의 경쟁력이 돼야 한다. 강력한 부패 척결의 의지와 실천으로 부국이 될 수 있었다는 싱가폴의 사례는 많이 알려져 있다.

    정부가 부패에 대해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여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패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고, 바로 나부터 해야 할 일이다.

    부패를 척결하고 청렴하게 생활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경제 활성화에 일조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지방보훈청에서는 전직원이 매년 초 청렴서약을 하고 매월 청렴 소식지를 제작해 직원들과 공유해 청렴의지를 다지는 동시에, 11월 첫째 주를 청렴주간으로 선정해, '청렴 과훈'을 선정하는 등 각종 아이디어를 내어 직원들이 청렴에 대해 항상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른 누구보다도 공직자가 앞장서서 청렴이 자리잡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관이 함께 청렴 한국을 위해 노력할 때 우리의 앞날은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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