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현상, 신기루였다.

    칼럼 / 이기문 / 2015-12-14 14:30:21
    • 카카오톡 보내기
    ▲ 이기문 변호사
    안철수가 탈당을 결행했다. 그의 탈당명분은 “(지금 야당은)이대로 가면 총선을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도 없다. (탈당해서)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께 보답하겠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분열은 언제나 패망의 선봉이다.

    분열을 획책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것은 패배를 전제로 하는 세력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다는 안철수 의원의 진심을 믿을 사람은 없다. 분열의 DNA를 타고난 사람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문재인대표를 치켜세울 필요도 없다.

    우리는 YS와 DJ의 분열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경험적으로 안다. 1987년의 패배의 충격은 지금도 가시지 않은 상태다. 탈당이전에 그는 자신이 만든 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하도록 노력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손도 대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서 문재인 대표의 침몰만을 지켜보려고 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 대표가 건넨 모든 카드를 그는 거절했다. 혁신위원장 자리도, 인재영입위원장 자리도 모두 거절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분열되면 총선 필패는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는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절망에 싸인 국민을 헌신짝처럼 버린 사람이 국민의 삶을 돌본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최악의 상황 직전이다. 힘을 합쳐 박근혜 정권의 일방통행을 막아야 할 입장이다.

    국회를 대통령의 시녀 내지는 하인 집단으로 만든 대통령을 막아야 할 힘이 그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박근혜대통령에 대하여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문재인 대표만을 그동안 겨냥해왔다. 야당지지자들의 가슴은 철렁거릴 수밖에 없다. 야당지지의 국민들에게 대못을 박아버렸다. 이런 정치지도자가 또 있을까 겁이 난다.

    안철수의원의 사과는 전혀 의미가 없다. 그가 선택한 탈당은 사과의 의미와 모순되기 때문이다. 사과할 일이라면 탈당을 말았어야 한다. 분열은 그만큼 야당지지 국민들에게 충격을 가져다 주는 행동이었다. 자신의 분열의 행동이 사과대상이라면 탈당을 하지 말아야 한다. 분열을 또 다시 한다면 그것은 총선승리나 정권교체와는 전혀 상관이 없이 행동하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그러면서 그는 또 다시 새 정치를 통한 정권교체를 들먹거렸다. 분열의 정치는 새정치의 기준이 아니다. 탈당과 분열은 새로운 정치를 구사하려는 사람의 정치이념이 되어서도 안된다. 그를 지지하는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있을지 알 길은 없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과 독주를 막아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서 그가 한 선택은 어떤 의미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그의 탈당이후로 호남에서의 지지도가 폭락했다는 여론조사가 있었다. 호남 민심에 기댄 그의 일탈에 대하여 일정한 부분 선을 긋겠다는 호남민심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호남이외의 지역의 야권지지 국민들의 열망의 요지는 이제 분열은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독주는 박근혜라는 콘크리트 지지의 지도자가 있기에 가능했고, 이와 같은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에 대하여는 분열이 아니라 화합과 통합으로 단결해야만 분쇄할 수 있다. 야권의 지도자들은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적 모습에 분노하는 야권지지 국민들의 모습을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의 독선과 독주를 막아야 할 제 1야당의 공동창업자가 자신과 문재인 두 사람을 두고 혁신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를 결정하자는 요구 자체가 처음부터 넌센스였다. 문재인 대표의 지적대로,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와 문재인 두 사람을 놓고서 혁신전당대회를 하자고 우기는 것은 결코 그 동기가 순수하다고 볼 수 없다. 안철수현상이 신기루에 불과했음을 스스로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 동기의 순수성이 깨진 순간부터 국민들은 그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이제 정말 정치인들의 행태에 지쳤다. 하루가 멀다하지 않고 박근혜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당대표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저들이 온전한 국회의원들인가 싶을 정도로 넌덜이를 내고 있다. 지금 야당에 남아서 문재인 대표를 공격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행태도 문제이다. 공격의 대상이 문재인이 아니라 박근혜이어야 한다. 총선은 국민의 마음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다. 지금의 예상을 가지고 선거 결과를 예측해서 문재인 대표를 공격해서는 안된다. 스스로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국정과제에 대하여 대안을 내어놓고, 여당의원들과 경쟁하고, 스스로 혁신하고, 새로운 인물을 받아드리는데 대하여 논평하고, 스스로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는 등의 기득권을 내려 놓는 모습을 보여주고,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과 독주를 막는 일들에 먼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은 문재인 대표의 책임을 이야기 할 때가 아니라 총선 승리를 위해 단결하고 화합을 이야기해야 할 때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서 가장 어려운 길을 가려 한다는 안철수의 독백은 자신이 선택한 길이지만, 야당을 지지하고 있는 국민들은 그에 동정하지 않는다. 국민들을 캄캄한 절벽 위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이제 이 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는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는 모든 처방을 내려야 할 과제만 남아 있다. 아직도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야당지지의 국민들을 그들은 외면해서는 안된다. 결단코 안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기문 이기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