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황정민, '산'과 닮은 배우…엄홍길 대장 그 자체였다

    연예가소식 / 서문영 / 2015-12-15 11: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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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를 보면 황정민 엄홍길로 분할 배우는 감히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영화 속 황정민은 엄홍길 대장 그 자체였다.

    황정민 주연의 영화 '히말라야'는 해발 8,750m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데스존에서 목숨을 잃은 故 박무택 대원(정우)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그 어떠한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이야기다.

    황정민은 엄홍길 대장으로 '빙의'하기 위해 촬영장에서 억지로 소리를 내지르며 쉰 목소리를 만들었다. 그렇게 스크린 속 황정민은 엄홍길로 거듭났다. '히말라야' 휴먼원정대의 감동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유다. '남들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라 언급한 바 있는 황정민은 이 영화에서 대원들에게 숟가락을 쥐어주며 따뜻한 격려 한 스푼을 전한다.

    황정민이 '히말라야'에서 그려낸 엄홍길은 산에 푹 빠져있는 고집쟁이지만, 함께 산에 오르는 '산쟁이' 동료들을 위해 목숨까지도 내놓을 수 있는 뜨거운 마음의 리더다. 누구보다 산을 잘 알고 있기에 함께 있으면 의지가 되는 실력자이기도 한 그는 거칠고 무뚝뚝하지만, 동료들에 대한 의리와 책임감만큼은 누구보다 깊다.

    대중들 사이에 우스갯소리로 '술톤'이라 불리는 붉은 빛 그의 얼굴은 수차례의 등산으로 탄 듯 보이는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구수한 매력을 전달하는 데 일조했다. 일단 외모부터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황정민은 연기에 있어서도 옆 집 아저씨 같은 친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 배우들이 '카리스마 있는 리더'에 치중한 나머지 경직된 연기를 선보였던 데에 반해 황정민은 그다지 힘을 주지 않았지만, 그 와중에도 중요한 순간에는 폭발할 줄 아는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 살갑지는 않아도 항상 산과 대원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지키는 엄홍길의 면모가 '산'과 닮아 있기도 하다. 이 점이 무심한 듯 시크한 남자의 매력으로 뿜어져 나오기도 해 알게 모르게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황정민은 앞서 '너는 내 운명'(감독 박진표)과 '남자가 사랑할 때'(감독 한동욱)에서는 한 여자만 바라본 순진한 시골총각을 대변했고,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에서는 자신의 가족을 위해 한 평생을 바친 남자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번에는 히말라야 휴먼원정 대원들을 통솔하지만, 그들로부터 용기를 얻는 이면도 크다는 점이 그간의 황정민 연기와는 또 다르다. 그래서 더욱 인간적이다.

    '조용한 카리스마'라는 단어와 가장 잘 부합하는 배우인 황정민을 보며, 어쩌면 우리는 지금 시대에 이 같은 리더를 가장 갈망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의 수더분하고 모나지 않은 성격이 산을 좋아하는 이들과 닮아있기 때문일 터다.

    한편 '히말라야'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메가폰을 잡았던 이석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 오는 16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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