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道 70m 땅꿀파 송유관서 기름 빼내

    사건/사고 / 이지수 / 2016-02-03 23: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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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특수절도 혐의 4명 구속·2명 불구속

    [시민일보=이지수 기자]땅굴을 파 송유관에서 162만 리터의 기름을 빼내 판매한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기 위해 무려 70m 길이의 땅굴을 판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및 특수절도 혐의로 정 모씨(44) 등 4명을 구속하고 박 모씨(28)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같은해 11월까지 6개월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읍 오산리 경부고속도로 인근 송유관에서 기름 161만9100 리터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를 위해 경부고속도로 옆 컨테이너 창고를 빌려 고속도로를 횡단하는 땅꿀을 파고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땅굴을 통해 송유관에 고압호스를 연결해 하루에 4~6만 리터씩 휘발유 75만4700리터, 경유 84만3900리터, 등유 2만500리터 등 한 달여간 총 161만9100 리터를 빼냈다.

    특히, 이들은 조직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분담했다. 자금총책 정씨는 도유총책 이 모씨(40), 땅굴총책 김 모씨(45)와 공모해 땅굴시공, 자금지원, 운반, 감시 등으로 각각의 역할을 분담했고, 땅굴 내부에 환풍기, 배수시설,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했다. 이러한 준비비용에만 8억원 가량이 들어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렇게 훔친 기름은 미리 구입한 카고차량과 탱크로리로 옮긴 뒤 이씨의 이름으로 운영 중인 주유소에서 판매됐고, 주유소에서 다 소화하지 못한 나머지 기름은 전국 각지의 주유소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경찰은 달아난 땅굴시공 전문가 윤 모씨(60) 등 2명을 추적하는 한편 이들에게 훔친 기름을 사서 판매한 주유소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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