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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신 서강대 교수 |
왜 이렇게 줄고 있나.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세계경기의 둔화,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약화도 약화지만 우리 수출의 26%(2015년 기준 1370억 달러)를 차지하는 중국요인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한다. 알다시피 성장률이 8%대의 고성장에서 6%대로 하락하고 있는데다, 경제구조도 수출주도에서 내수주도로 바뀌고 있어 최종소비재 수출이 적은 우리나라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년 말 체결된 한중 FTA를 계기로 대중 수출을 늘려 비상등 켜진 우리나라 수출에 활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한중 FTA 합의내용 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양국은 최장 20년 이내에 전체 품목의 90% 이상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며, 발효 즉시 중국의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은 958개(우리 수출액 기준 연 87억 달러)에 달해 양적으론 상당히 포괄적이다.
둘째, 반면 질적으론 제한적이다.
특히 서비스 및 투자분야는 1, 2단계로 나눠 진행할 예정인데, 1단계의 경우 기존 한-아세안 FTA보다 낮은 수준이고, 중국입장에서 보면 중-뉴질랜드, 중-스위스 FTA 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개방이라 한다. 중국의 3차 서비스산업이 본격 성장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다소 아쉬운 셈이다. 다만, 조만간 2단계 협상이 예정돼 있고, 1단계의 ‘포지티브(Positive) 자유화방식’과 달리 ‘네카티브(Negative) 자유화방식’이 예상되어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셋째, 서비스 산업별 개방내용은 어떤가.
협정문에 따르면 개방분야는 크게 10개 분야. 그중 문화콘텐츠, 보건의료, 환경, 관광 및 여행, 전자상거래 등 5개 분야가 핵심이다. 예컨대 문화콘텐츠분야는 중국수출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한류와 연관성이 크고, 드라마, 영화 및 애니메이션, 게임 등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분야가 많다. 또 환경은 최근 중국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로 이것도 국내기업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앞서 있다. 특히 과거엔 조인트 벤처(합자기업) 형태로만 진출이 가능했는데 앞으론 외자 독자기업 형태설립도 허용돼서 업계 관심이 높다.
그럼 한중 FTA를 통해 어떤 수출효과가 기대되나.
첫째, 한중 FTA는 즉시발효 품목이 한국 49.9%, 중국 20.1%로 시작은 낮은 수준이지만 10년 후엔 한국은 79.2%(9690개 품목), 중국 71.3%(5846개 품목)까지 관세가 철폐된다. 따라서 10년 이상의 점진적인 장기효과가 예상된다. 대중수출로만 보면 즉시발표 품목은 연 87억 달러, 10년 내 관세철폐 품목은 458억 달러에 달한다.
둘째, 업종별로는 화장품, 가공식품, 생활용품, 전기전자, 기계 등의 수출이 탄력을 받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는 관세철폐에 따른 가격인하효과와 제품인지도 상승을 고려한 설문조사결과와도 대체로 일치한다.
다만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은 개방에서 제외돼 우리업체들의 수혜가 크지 않고, 섬유, 합성수지, 합성고무, 비금속광물분야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오히려 피해가 예상된다.
셋째, 한중 FTA로 양국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단순 수출입을 넘어 기술협력과 투자 등 전략적 협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한·중 FTA로 대중수출의 돌파구가 마련될 거란 기대와 달리 지난 1월, 2월 대중수출은 전년대비 각각 21%, 12%나 줄어 들었다. 물론 중국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중국수출도 15개월째 감소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FTA합의 직후부터 수출이 격감하고 있는 건 문제가 있다.업계에선 체결효과를 가로 막는 요소들 특히 여전히 높은 비관세장벽들이 FTA를 근본적으로 막고 있는 걸림돌이라고 얘기한다. 48시간 내 통관원칙이라든지 까다로운 인증절차 및 심사기간, 중국 국유기업과의 경쟁에서의 차별배제 등 비관세장벽은 많다. 중국은 법, 규정이 모호한 경우가 많은데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법제도 다르기 일쑤라 모든 업종에 걸쳐 무역제한이 가능하단 얘기도 나온다. 한중 FTA 효과를 제대로 내고 한중 간 신뢰를 쌓으려면 ‘비관세장벽해소위원회’를 상설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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