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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형근 수도권대기환경청장 |
“미세먼지가 뭔 줄 알아요?”라는 나의 질문에 “노란 하늘이요!”, “마스크를 써야 해요!”, “아토피가 생겨요!” 등 저마다의 생각이 담긴 대답이 돌아왔다. 아이들의 대답이 미세먼지를 정의하는 ‘정답’은 아니었지만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아직은 ‘미세먼지’가 무엇인지 몰라도 되는 나이련만 이렇게 어린 아이들까지 미세먼지의 위해성에 대해 아는 것을 보니 대기환경개선에 책임이 있는 나로서는 미안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기도 했다.
한 어린이의 답변처럼 ‘노란 하늘’을 만드는 주범인 황사, 그리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는 같은 점과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 인체에 해롭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발생 원인은 엄연히 다르다.
황사는 중국이나 몽골 등의 사막이나 황토지대의 모래가 봄철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현상이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대부분 흙먼지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와 공장 등에서 인위적으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로 인체에 매우 유해한 작은 먼지 입자다.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몸 안에 들어가고, 오래 마시게 되면 결막염과 비염, 기관지염, 천식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미세먼지는 우리의 노력으로 발생량을 줄일 수도 있고 대응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세먼지는 대부분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발생되며 자동차와 발전시설의 배출물질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공사장 및 도로 등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자동차와 사업장 등 주요 대기오염 발생원을 중점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약 5만 2000대의 노후 경유자동차에 매연 저감장치 부착, LPG 엔진개조, 조기폐차 등의 사업을 추진했으며 지난해부터는 휘발유 차량과 가스 차량까지 관리 대상을 확대했다.
또 수도권 내에 위치한 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간 오염물질 배출허용총량을 할당하고 할당량 이내로 오염물질을 배출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도로 위의 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해 지자체 도로청소차 구입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형 고기구이 음식점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방지시설 설치·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미세먼지는 개인의 노력으로도 줄일 수 있다. 수도권내 미세먼지의 32%가 자동차에서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가용 사용을 줄이고 가급적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미세먼지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또한, 적정 냉·난방 온도를 유지하고, 물과 전기를 아껴 쓰며,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 배출하는 등의 작은 습관만으로도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노력이 사전 예방이라면 이미 발생한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대응요령은 사후 예방이라 할 수 있다.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는 매일 공기의 상태를 예측해 하루 4회씩 미세먼지 예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을 통해 ‘미세먼지’ 혹은 ‘에어코리아’를 검색하거나 ‘우리동네 대기질’ 앱으로 미세먼지 예보와 현재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매일 아침 또는 외출 전 오늘의 미세먼지 예·경보를 확인하는 것으로 미세먼지 대응이 시작된다.
예보와 경보를 통해 확인한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은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때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황사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씻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과일과 채소는 깨끗이 씻어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미세먼지 대응요령은 쉽고 간단하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미세먼지가 높은 날 마스크 없이 외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건강한 성인들은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즉각적인 건강 피해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어린이, 노인 등 민감계층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올바른 습관을 알리기 위해 대기청은 지난해부터 찾아가는 ‘미세먼지 바로알기 방문 교실’을 열고 있다. 미세먼지 민감계층의 적극적인 건강보호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시작된 방문교육은 학교는 물론 자연보호봉사단, 노인복지센터, 아동복지센터 등에 이어 최근 유치원까지 이어졌다.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서 미세먼지 대응요령 교육을 신청하고 있어 금년에는 교육대상과 횟수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 말 중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간단한 생활수칙에 관심을 갖고 습관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미세먼지에 대응하고 내 몸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어느 대중가요 제목처럼 이제는 ‘백세인생’ 시대다. 100세까지 건강할 수 있도록 이제부터라도 미세먼지 대응이 평생 습관이 되는 ‘올바른 세 살 버릇’을 잘 들여보자.
출처: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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