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하던 경찰관도 부상

[시민일보=표영준 기자]9일 오전 8시46분께 경기 수원시 수원남부경찰서에서 한 30대 남성이 분신자살을 시도, 이를 제지하던 경찰관이 함께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사건이 발생했다.

9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양모씨(39)는 경찰서 본관 1층 로비에서 라이터로 몸에 불을 붙였으며, 불은 양씨의 분신을 막으려던 112상황실 소속 A경위(47)에게 옮겨붙은 뒤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관들에 의해 진화됐다.

양씨는 분신 직전 몸에 시너를 뿌린 상태로 경찰서를 찾아 정문 근무자에게 “형사과에 볼일이 있다”고 말하고 정문을 통과했으며, 방문 목적을 재차 묻는 본관 현관 근무 경찰관에게는 “나 죽으러 왔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현관 근무자는 곧바로 112상황실에 보고했고 A 경위 등 상황실에서 근무하던 경찰관들이 로비로 달려 나와 분신을 막으려고 했으며, 몸싸움을 벌이던 과정에서 양씨는 라이터를 이용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고 이를 말리던 경찰관들도 다쳤다.

앞서 양씨는 이날 오전 4시22분께 술에 취한 상태로 이 경찰서 관할 인계파출소를 찾아 “감옥에 가고 싶다”며 소란을 부리기도 했다.

현재 양씨는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았지만 “몸이 아프다”고 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진료 결과 양씨는 전신에 3도, A 경위는 하반신에 2도 화상을 입었으며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씨가 경범죄 사건 처리 과정에 불만을 품고 병원에서 나와 경찰서로 이동, 분신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분신 동기 등을 조사하는 한편 청사 방호에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살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