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기춘·우병우 피의자로 수사"

    사건/사고 / 고수현 / 2016-12-02 09:00:00
    • 카카오톡 보내기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 각각 적용… 국회 국정조사 기관보고 자료제출



    [시민일보=고수현 기자]검찰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7)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49)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공직자들의 집단 사표를 받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실장에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최순실씨(60)의 국정농단을 알고도 이를 눈감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우 전 수석에게는 ‘직무유기’ 혐의가 각각 적용돼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30일 국회 국정조사 기관보고 제출 자료를 통해 김 전 실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2014년 10월께 당시 김희범 문체부 1차관에게 “1급 실·국장 6명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김 전 실장에게 지목된 6명 중 3명은 결국 공직을 떠났다.


    검찰은 또 김 전 실장이 최씨의 국정 농단을 비호한 의혹도 수사 중이다. 앞서 최씨의 측근 CF감독 차은택씨(47)의 변호인은 최근 “차씨가 최씨 지시를 받고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 전 실장을 만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차씨와 가까운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이 임명 전 김 실장을 만났다는 의혹 역시 수사 대상이다. 김 전 실장은 최씨를 모른다면서 차씨를 만난 것은 박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와 대검은 우 전 수석에 대해서도 대통령 주변 인사인 최씨의 국기 문란 행위 등 비리를 알고도 방기하는 등의 의혹이 있다며 직무유기 피의자로 수사 중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을 압수 수색해 우 전 수석이 최씨 일가와 연루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의 비위를 파악하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언론을 통해 우 전 수석의 장모와 최씨가 함께 골프를 치는 등 친분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 전 수석이 최씨의 입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법무부와 대검은 김 전 실장·우 전 수석과 함께 ▲최씨 조카 장시호씨(37)와 김 전 차관의 삼성 후원 강요·국가 지원금 편취 사건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60)의 CJ그룹 이미경 부회장 퇴진 강요 사건 ▲ 최씨 딸 정유라씨(20)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 사건 등을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보고에는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박 대통령의 대리처방 등 의료 관련 의혹 ▲삼성의 최씨 모녀 지원과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개입 관련 의혹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최씨와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의 공소장에서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하고 공모 관계 확인 등을 위한 직접 조사를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법무부와 대검은 11페이지 분량의 제출 자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은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