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내 차에도 생명줄을

    기고 / 유형민 / 2016-12-0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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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민 인천 강화소방서장
    ▲ 유형민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차량용 비상용품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어떤 종류의 어느 제품을 구매해야 되는지, 사용방법과 비치위치까지 세세하게 물어보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도 비슷한 내용의 전화통화가 여러 곳에서 오면서 아마도 지난 10월13일 4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그 중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부고속도로 버스사고와 관련하여 차량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고 당시 뉴스를 보면 버스 내 탑승객들이 버스 창문을 손으로 두드리고 발로 차도 깨지지 않았다고 한다. 차량의 유리는 강한 충격에도 잘 견디는 강화유리이기 때문에 도구를 이용하지 않고 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버스에 비상탈출용 망치가 있다하더라도 한밤중에 특히 화재가 발생한 내부에서 망치나 소화기를 찾아 사용하기란 더더욱 힘든 일이기 때문에 사용법 등을 미리 숙지하고 도구의 위치를 미리 확인하지 않는 다면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다 하더라도 또 다른 인재를 막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는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만 한정된 것일까? 아니다. 최근에 “터널”이라는 영화를 시청했는데 이 또한 우리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우리소방의 출동유형을 보면 교통사고나 정비불량 등의 이유로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고, 때로는 해수욕장 모래사장 또는 갯벌에 고립, 침수사고 등 차량사고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유비무환’처럼 평소 자동차 안에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용품을 갖추어 둔다면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비상 상황 시 걱정할 일이 없거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필요한 비상용품을 살펴보면, ▲휴대용 소화기 ▲손전등 및 비상용 망치 ▲차량용 안전삼각대 ▲예비용타이어 및 교체장비 ▲배터리 부스터 케이블(점프 케이블) ▲비상약, 휴지(물티슈), 비닐봉투 등이다.

    비상 상황 시 행동요령을 살펴보면, 첫 번째로 화재가 발생하였다면 다수가 있는 장소면 큰소리 또는 비상벨 등을 이용해 화재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며, 이후 비치된 소화기를 이용해 소화시켜야 하고. 비상망치 또는 소화기를 이용해 창문 등을 깨서 환기를 시켜 질식 사고를 예방하거나 문이 열리지 않을 시 탈출해야 한다.
    두 번째로 침수가 발생했다면 안전벨트를 풀고 신발이나 두꺼운 옷 등을 벗어 수영할 수 있는 상태의 몸으로 만든 후 차량 밖으로 탈출하여야 한다. 만약 문이 열리지 않거나 창문이 열리지 않는 경우에는 미리 준비한 망치나 소화기 등으로 창문을 깨고 탈출해야 하며, 이마저 잘 안된다면 차량내부에 어느 정도 물이 들어오기까지 기다린 후 수압차이가 없을 때 출입문을 열고 탈출해야 한다.

    세 번째로 주행 중 차량의 이상 징후로 멈춰 섰다면 안전삼각대를 이용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도로공사 통계에 의하면 정차한 차량의 추돌사고가 전체 2차사고 발생률의 25%를 차지한다고 하는데, 이 중 야간 사고 발생률은 무려 73%나 된다고 한다. 사용 시 주의점은 고속도로에서의 비상 정차 시 안전삼각지대는 차량으로부터 주간 최소 100m, 야간 최소 200m 이상 거리에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타이어의 문제로 주행 중 문제 발생 시 교체장비를 이용하여 예비타이어로 교체하여야 한다. 요즘은 보험사의 긴급출동서비스가 활성화 돼서 필요성이 줄어들긴 했지만 추운겨울 혹시나 모를 고립상태에서 휴대폰 전원마저 꺼져 있다면 이는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자동차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 10건 중 7건은 타이어의 관리 소홀이 원인이라고 한다. 대부분 차량에는 트렁크 안의 카펫 아래에 비상용 타이어가 적재되어 있으며, 차량 구매 시 필요한 기본공구가 준비되어 있으므로 그 밖의 필요공구(차를 들어 올리는데 필요한 잭, 탈거에 필요한 렌치 등)등을 잘 챙겨 위치를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최근 크고 작은 천재지변이나 인재 발생으로 그에 대비한 생존키트의 판매가 급증하였다고 한다. 사고는 사후대처보다 사전예방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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