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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포럼 대표 조광건
서울중심가를 꽉 채웠던 촛불행진과 태극기 물결로 머리통이 한껏 혼란스러웠던 주말을 보내고 이제는 모처럼 50년지기 법대 대학동문 몇 사람을 만났다.
안암동 고려대학교의 애기능 동산에서 청운의 뜻을 품고 만났던 청년들이 어느새 반백의 노인들로 변해있었지만 우리는 늘 그랬듯이 순식간에 그 많은 세월을 비켜나 그리운 그 시절의 순수한 청년으로 돌아가 있었다.
오후의 반나절은 편짜서 치는 당구로 시간가는 줄 몰랐고, 저녁은 우리가 직장의 초년병 시절부터 드나들던 상왕십리의 50여년 단골 고깃집으로 향하였다.
법대를 다녀서 그런지 우리 다섯명 중 네명은 공무원이었고, 대기업 간부 출신이 한사람있었다.
술이 두어순배돌면서 오늘 모임에 못 나온 친구들의 안부를 비롯해 각자의 가족이야기, 좋았던 여행후일담 등으로 모두가 취해가고 있었다.
늘 그랬듯이 우리의 화제는 돌고돌아 자연스럽게 요즈음의 혼란한 상황 속에서 힘겹게 생활하고 있는 후배 공무원들의 소식으로 이어졌다.
우리 세대들은 비록 박봉으로 힘은 들었지만 선배들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 속에서 그런대로 즐거운 직장생활을 했지만 요즈음은 각박해진 현실 속에서 후배들의 고생이 심하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한참 대화가 무르익던 중 경찰청에서 평생을 지낸 친구가 느닷없이 지난 주말에 태극기 집회에 나갔었다고 이실직고하는 바람에 화기애애하던 술판은 편이 갈리면서 서로의 의견 충돌로 시끄러워졌고, 화기애매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 와중에 오랫동안 대기업 간부를 지냈던 친구도 이실직고 하면서 자기도 태극기집회에 나간노라고 선포하면서 좌중은 그야말로 소란의 정점으로 향했다.
태극기집회에 나갔다는 친구들이 주장하는 결론을 요약하면 박 대통령이 잘못은 했지만 굳이 탄핵까지 하면서 국정혼란을 가져올 필요가 있겠느냐 하는 것과 그렇게 탄핵까지 주장하는 촛불민심은 극단의 종북좌파 세력에 의해 불순하게 유도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랜 친구들의 이런 주장을 듣고 있던 나도 술김에 화도 나고 하여 사실은 지난 주말에 너희들 같은 보수 꼴통들 때문에 촛불집회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식구들이 주책부리지 말고 참고 있으라 하여 못나간노라고 말해버렸다.
화기애매해지던 좌중에 불을 지른 꼴이 되버린 나는 또 주장하길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개인적 비리로 잘잘못을 다룰 사안이지, 좌우 진영논리로 다툴 사안은 아니다. 그리고 특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특수하고도 예민한 현실 속에서 공권력을 가진 자가 국민 편가르기를 하는 것은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강변하였다.
오십년지기 친구들이 순식간에 원수지간이 될 뻔한 순간에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자신들의 의견 주장을 자제하고 있던 두 친구가 급히 만류하면서 거의 싸움박질로 갈 뻔한 토론이 마무리되면서 다시 화기애애한 술자리로 돌아갔다.
싸움을 뜯어 말린 두 친구들의 이야기인즉 촛불은 태극기 때문에 집회를 하고 태극기는 촛불 때문에 모일 수밖에 없다고 하니 일단 양쪽 진영들이 진회를 멈추고 지금은 법에 정해진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헌재의 결정을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추후에 이뤄질 대선에서는 편가르기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우리 세대보다는 한 세대 건너 뛴 보다 참신한 후배들이 경쟁의 주축을 이루어 국민통합과 민족 통일을 이루어내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법대생다운 결론에 우리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승복하였다. 그리고 저녁값을 계산하면서 나는 아까 홧김에 했던 보수꼴통들에게 술사는 것이 아깝다는 나의 발언을 흔쾌히 웃으며 취소하면서 오십년지기 친구들의 다음 만남을 기약하였다.
서울중심가를 꽉 채웠던 촛불행진과 태극기 물결로 머리통이 한껏 혼란스러웠던 주말을 보내고 이제는 모처럼 50년지기 법대 대학동문 몇 사람을 만났다.
안암동 고려대학교의 애기능 동산에서 청운의 뜻을 품고 만났던 청년들이 어느새 반백의 노인들로 변해있었지만 우리는 늘 그랬듯이 순식간에 그 많은 세월을 비켜나 그리운 그 시절의 순수한 청년으로 돌아가 있었다.
오후의 반나절은 편짜서 치는 당구로 시간가는 줄 몰랐고, 저녁은 우리가 직장의 초년병 시절부터 드나들던 상왕십리의 50여년 단골 고깃집으로 향하였다.
법대를 다녀서 그런지 우리 다섯명 중 네명은 공무원이었고, 대기업 간부 출신이 한사람있었다.
술이 두어순배돌면서 오늘 모임에 못 나온 친구들의 안부를 비롯해 각자의 가족이야기, 좋았던 여행후일담 등으로 모두가 취해가고 있었다.
늘 그랬듯이 우리의 화제는 돌고돌아 자연스럽게 요즈음의 혼란한 상황 속에서 힘겹게 생활하고 있는 후배 공무원들의 소식으로 이어졌다.
우리 세대들은 비록 박봉으로 힘은 들었지만 선배들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 속에서 그런대로 즐거운 직장생활을 했지만 요즈음은 각박해진 현실 속에서 후배들의 고생이 심하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한참 대화가 무르익던 중 경찰청에서 평생을 지낸 친구가 느닷없이 지난 주말에 태극기 집회에 나갔었다고 이실직고하는 바람에 화기애애하던 술판은 편이 갈리면서 서로의 의견 충돌로 시끄러워졌고, 화기애매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 와중에 오랫동안 대기업 간부를 지냈던 친구도 이실직고 하면서 자기도 태극기집회에 나간노라고 선포하면서 좌중은 그야말로 소란의 정점으로 향했다.
태극기집회에 나갔다는 친구들이 주장하는 결론을 요약하면 박 대통령이 잘못은 했지만 굳이 탄핵까지 하면서 국정혼란을 가져올 필요가 있겠느냐 하는 것과 그렇게 탄핵까지 주장하는 촛불민심은 극단의 종북좌파 세력에 의해 불순하게 유도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랜 친구들의 이런 주장을 듣고 있던 나도 술김에 화도 나고 하여 사실은 지난 주말에 너희들 같은 보수 꼴통들 때문에 촛불집회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식구들이 주책부리지 말고 참고 있으라 하여 못나간노라고 말해버렸다.
화기애매해지던 좌중에 불을 지른 꼴이 되버린 나는 또 주장하길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개인적 비리로 잘잘못을 다룰 사안이지, 좌우 진영논리로 다툴 사안은 아니다. 그리고 특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특수하고도 예민한 현실 속에서 공권력을 가진 자가 국민 편가르기를 하는 것은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강변하였다.
오십년지기 친구들이 순식간에 원수지간이 될 뻔한 순간에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자신들의 의견 주장을 자제하고 있던 두 친구가 급히 만류하면서 거의 싸움박질로 갈 뻔한 토론이 마무리되면서 다시 화기애애한 술자리로 돌아갔다.
싸움을 뜯어 말린 두 친구들의 이야기인즉 촛불은 태극기 때문에 집회를 하고 태극기는 촛불 때문에 모일 수밖에 없다고 하니 일단 양쪽 진영들이 진회를 멈추고 지금은 법에 정해진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헌재의 결정을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추후에 이뤄질 대선에서는 편가르기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우리 세대보다는 한 세대 건너 뛴 보다 참신한 후배들이 경쟁의 주축을 이루어 국민통합과 민족 통일을 이루어내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법대생다운 결론에 우리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승복하였다. 그리고 저녁값을 계산하면서 나는 아까 홧김에 했던 보수꼴통들에게 술사는 것이 아깝다는 나의 발언을 흔쾌히 웃으며 취소하면서 오십년지기 친구들의 다음 만남을 기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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