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朴과 면담 두 번뿐… 기억 못하면 치매”

    사건/사고 / 여영준 기자 / 2017-12-27 1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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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靑 안가서 단독면담 안해”
    박영수 특검 징역 12년 구형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전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뇌물공여 혐의 관련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도착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여영준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4년 9월 청와대 안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독대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의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의 박영수 특별검사팀 피고인 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만나기에 앞서 2014년 9월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면담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은 안봉근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당시 이 부회장을 직접 안가로 안내했다고 진술한 것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면담 사실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이 부회장은 이날 특검팀이 “2014년 9월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 면담한 사실이 있지 않으냐”고 묻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안가를 가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건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두 번뿐”이라며 “안가에서 안봉근 전 비서관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된 근거로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안 전 비서관을 만나 ‘대통령을 모신 지 오래되셨느냐’고 물었고 안 전 비서관에게서 대통령을 모시게 된 설명을 들었다”며 “만약 그 전 주에 만났다면 주말 인사를 하지, 생뚱맞게 대통령 모신 지 오래됐느냐고 묻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안 전 비서관이 ‘이 부회장이 당일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줘 번호를 저장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을 반박하며 “번호를 자주 바꿔서 명함에 전화번호를 기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제가 이걸로 거짓말할 필요도 없다. 제가 그걸 기억 못 한다면 적절한 표현 같진 않지만 제가 치매”라며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안 전 수석이 ‘이 부회장도 2014년 하반기 대통령 면담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에 대해 “착각이다. 그날 안 전 수석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변호인 신문 과정에서도 “2015년 7월 처음 안가에 갔다며 가는 길을 몰라서 광화문KT사옥 앞에서 청와대 관계자에게 전화해 길을 물어봤다”며 2014년 9월 안가에 갔다면 1년 뒤 다시 안내를 받을 이유가 있었겠냐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12일 삼성 서초사옥의 출차 기록에 비춰 당일 오후엔 이건희 회장의 병문안을 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대한 특검팀의 질문에는 “경영권 승계라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이 부회장은 “승계작업을 생각하고 대통령 요구에 응한 게 절대 아니다”라며 “제 실력으로 제가 어떤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지, 임직원에게서 어떤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 대주주로서 지분을 얼마 가진 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팀이 “이건희 회장 유고 시 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그룹 회장이란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와병 중이신 이건희 회장님께서 마지막으로 삼성그룹 회장님이란 타이틀을 가진 분이 되실 거라고 저 혼자 생각했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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