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희준 히트곡 '맨발의 청춘', 재즈적인 어두운 분위기와 남성적 에너지를 표현한 명곡

    음악 / 나혜란 기자 / 2018-08-25 07: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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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다음 영화 사진자료)
    세상을 떠난 원로가수 최희준의 히트곡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영화와 주제가 모두 히트한 '맨발의 청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 '맨발의 청춘'은 故 김기영 감독이 연출했으며, 신성일-엄앵란이 주연을 맡았던 대한민국 청춘영화의 효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유호 작사, 이봉조 작곡, 최희준이 부른 주제가도 히트했다.

    "눈물도 한숨도 나 혼자 씹어 삼키며"로 시작되는 주제가는 2/2박자 세 도막으로 이뤄진 단조의 노래다. 또한 전주와 간주는 할리우드 갱 영화를 연상시키는 재즈 분위기의 색소폰 선율이 금속 질감의 비트에 맞춰 연주된다.

    이 노래는 1950년대 후반 시작해1960년대 초까지 이어온 명랑하고 단정한 스탠더드 팝의 흐름을 탈피하고 재즈와 블루스 등이 가미된 다소 복잡하고 풍부한 스탠더드 팝으로의 방향전환의 계기가 됐다.

    이 노래를 계기로 대중가요는 명랑하고 단순한 음악의 유행이 저물고, 재즈의 어둡고 향락적인 분위기를 머금은 이봉조와 화려하게 아름다운 비극성을 지닌 길옥윤 등의 작품이 유행하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가사에서도 트로트가 지닌 패배주의적이고 소극적인 신파적 정서와는 달리 "눈물도 한숨도 나 혼자 씹어 삼키며" "거리의 자식이라 욕하지 마라"에서와 같이 고통스러운 상황을 억지로 돌파해가는 남성적인 분위기가 돋보인다.

    부드러우면서도 중저음이 탁성인 최희준은 '내 사랑 쥬리안'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에서와 같은 밝고 깨끗한 이미지의 가창을 벗고, 재즈적인 어두운 분위기와 남성적 에너지를 표현하면서도 절제감 있는 가창력을 보여줬다.

    한편 영화 '맨발의 청춘'의 주제가를 불렀던 최희준은 지난 24일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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