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법관 사찰 지시한 적 없다”

    사건/사고 / 이대우 기자 / 2018-10-16 16:18:13
    • 카카오톡 보내기
    19시간 고강도 조사 후 귀가
    사법농단 핵심인물 의혹 부인

    ▲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뒤로 한 채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이대우 기자]양승태 사법부 시설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이 첫 검찰소환 조사를 마치고 19시간30여분 만에 귀가했다.

    16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3차장검사 한동훈)은 전날 오전 9시20분께 출석한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이날 오전 1시께까지 강도 높은 피의자 신문을 진행했다.

    임 전 차장은 피의자 신문이 진행된 후 약 4시간 동안 조서를 꼼꼼하게 검토한 뒤 오전 5시께 조사실에서 나왔다.

    임 전 차장은 취재진에게 ‘장시간 조사받은 심경이 어떠하냐’, ‘혐의를 모두 부인했느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시를 인정했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 답변 없이 입을 꾹 다물고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했다.

    검찰은 조사에서 임 전 차장이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판사를 뒷조사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당시 임 전 차장은 대부분 ‘지시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며, 자신에게 불리한 정황이나 진술을 두고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차장은 출석 포토라인에서도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며 사실상 검찰과 다투는 태도를 보였다.

    검찰은 조만간 그를 추가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병 방향 역시 그 이후 가려질 전망이다.

    한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역임한 임 전 차장은 재판거래·법관사찰 등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의혹에서 실무 책임자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수사에서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사건의 발단이 된 법관사찰 의혹은 물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불복 소송 ▲정운호 게이트 등 수사기밀 유출 등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2016년 11월 청와대 요구에 따라 법률 검토 문건을 만들어 전달하거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판, 이른바 ‘비선 의료진’의 특허소송 등에서도 청와대와 법원 사이 연결고리를 한 의혹이 불거졌다.

    임 전 차장에 대한 조사는 그가 근접 보좌한 박병대·고영한·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이나 이 기간 사법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그가 각종 의혹에 수뇌부가 개입했다고 적극적으로 진술할 경우 잇따른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에 가로막혔던 검찰 수사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쉽게 수사에 협조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법원행정처 출신 판사들을 무더기 소환해 '윗선'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방식의 수사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