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단식 출구전략, 원내 협상 부진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9-11-25 09:56:16

  문 대통령과 1대1 영수회담 가능성에 무게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노상 단식 6일 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모양새지만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노상 단식에 체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화 대표는 당초 지소미아 종료 철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법 개정안 철회, 공수처법 포기 등 세 가지 조건을 내걸고 단식을 시작했다"며 "이 중 지소미아 문제가 해결됐지만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나머지 현안이 해결되지 않는 한 단식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소미아는 '산 하나'였고, '진짜 이유'는 연동형비례대표제 저지라는 뜻을 밝히며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잘 싸우자”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 중진 의원은 "황 대표가 비공개 자리에서 단식으로 관철하려는 뜻이 뭐냐는 질문에 '패스트트랙 저지'라고 했다"며 "통과가 되든 안 되든, '한국당이 뭐했냐'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때, '우리가 이렇게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도 "지소미아는 마침 종료가 임박하니 '곁들였다'고 봐야 하고, 정말 중요하고 시급한 타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법안 문제는 청와대가 아닌 국회 소관이어서 황 대표가 내건 단식 주제 자체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당 관계자는 “최고위원들이 완곡하게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상징성이 있으니 국회에서 단식을 하는 게 좋겠다’고 설득했지만, 황 대표는 뜻을 꺾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황 대표 단식을 계기로, 패스트트랙 국회 부의 국면에 전열을 가다듬고, 대여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전날 단식 장소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원외 당협위원장 포함, 90명을 약간 밑도는 인원이 참석해 '좌파 장기 집권 저지', '공수처법 절대 반대', '선거법 절대 저지'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선거법 개정안이 27일 본회의 자동 부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도 내달 3일 자동 부의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와 방미에 나섰다가 하루 먼저 귀국한 나경원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해 "(교섭단체 간) 의견을 나누는 것이 조금은 시작됐다"며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민주당 측이 "미국에서 전혀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고 일축하고 나서 주목된다. 


협상의 또 다른 한 축인 '정치협상회의'도 비슷한 상황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참여하는 '정치협상회의'가 지난 21일, 3차 회의를 열었지만 황 대표는 단식투쟁을 이유로 불참했다.


결국 황 대표 단식의 출구전략은 황 대표가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1대1 영수회담 등 원내가 아닌 원외에서 찾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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