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결정에 당내 반발 이어져 ..난항 예상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5-25 11:00:33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미래통합당이 21대 국회 당선인 총회를 열고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을 의결했으나 당 안팎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당내 최다선 조경태 의원은 25일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당선인 총회 결과는) 좀 성급한 측면이 있고 보기에 따라선 당원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모습으로 보일수도 있다"며 "아직까지 절차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주호영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한 조 의원은 "비대위원장 임기 연장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당헌 당규로 규정돼 있는)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확정짓기 위해서는 8월말까지 전대를 열어야 한다는 당헌 부칙조항 삭제를 상임전국위에서 의결하고 이를 다시 전국위에 넘겨 추인을 밟야야 하는데 주 원내대표가 이 과정을 생략했다는 것이다.
특히 조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결정한 당선인들이 전국위 등에서의 비중이 소수에 불과하다며 지난 번의 정족수 미달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의원은 "일부 당선되신 분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다른 당원들께서 국민들께서는 자신감 없어 하는 우리 당 모습에 대해서 실망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우리 스스로 위기상황을 극복할 능력이 없느냐, 툭 하면 외부 인사를 영입 모시고 와서 이런 식으로 무책임한 정당의 모습을 보이느냐하는 그런 지적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전국위원회 역시도 다수 당원들 뜻이 담긴다면 쉽게 통과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앞서 통합당은 지난달에도 상임전국위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기 연장을 시도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바 있다.
특히 조 의원은 "외부인사가 당에 와서 좌지우지하는 모습은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이 이번 총선 패배 원인 중 하나가 공천을 잘못해서 그렇다는 지적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외부인 중용은) 당내 구도에 눈치 안보고 국민적 관점에서 개혁 추진이 가능하다는 맥락'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게 보이지 않는 프레임"이라며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당원들이 왜 필요하냐"고 반박했다.
이어 "당이 존재하는 이유가 뭐냐. 스스로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서 철학을 같이 공유해 나가면서 문제점 있으면 갈고 닦고 고쳐나가야 되는 게 정당 아니냐"면서 "왜 자꾸 외부에 의존하고 외부에 대해서 너무 지나친 비중을 두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외부를 통한 비대위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3선 고지에 오른 장제원 의원도 이날 언론 통화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기 연장은 사실상 당 대표 권한을 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4월 7일 보궐 선거가 끝나면 승패를 떠나 전당대회를 바로 해야 하고 또 원내대표 교체기인데 대선 관리 주체 등을 놓고 우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장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우리는 스스로 혁신할 자격도 없다는 변명으로 또 다시 80대 정치기술자 뒤에 숨었다"며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특히 "통합당 당선자 총회는 '풍요 속의 빈곤'이었다"며 "지도부 구성 문제로 혼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 그 혼란과 정면으로 마주앉기 싫은 소심함은 결국 익숙한 과거라는 정해진 길로 항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또 다시 1년 간의 신탁통치를 받는다. 이번 신탁통치가 당 역사에서 마지막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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