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낙연-정세균 대권 격돌하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5-31 11:09:27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선 호남 출신의 전·현직 국무총리가 차기 대선경선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31일 “당내에선 이번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당선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종로 지역구를 물려주고 '코로나 국민 총리'라는 별명을 얻은 정세균 국무총리도 대선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정 총리를 만난 여권 인사들은 하나같이 "정 총리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호남 출신의 민주당 의원은 "정 총리가 이낙연 전 총리를 정 돕고 싶으면 '10' 중에 '4'만 돕고, 나를 '6'을 도우라고 하더라"며 "농담조로 한 얘기지만 말 속에 뼈가 있었다"고 전했다.
정 총리 주변에서도 이번 코로나 국면을 거치면서 "성공적인 총리직 수행 후 대선으로 가자"는 제안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이낙연 전 총리가 8월 당대표 선거 출마 결심을 굳히자 "더는 넋 놓고 있으면 안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정 총리는 당내 기반에서 이 전 총리를 앞선다는 평가다.
과거 열린우리당 의장과 민주당 대표를 지내며 형성된 지지기반이 이번 총선을 계기로 40여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주변에선 판단한다.
다음 달 9일 민주당, 12일 미래통합당 순으로 원내대표단과 만찬을 진행할 예정인 정총리는 현직의 강점을 활용해 정치권과 접점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전 총리는 4·15 총선에서 적장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완파하면서 여야 통틀어 가장 유력한 잠룡의 반열에 올랐다.
여권 내 세력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것이 약점이긴 하지만 이낙연계는 전당대회 출마를 계기로 당내 지형을 바꿔놓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두 사람의 승패는 당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지지에 달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인 듯 두 사람은 직, 간접적으로 문심 잡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 전 총리는 최근 민주당 당선인들에게 "문 대통령 내외의 표를 받고 당선된 이낙연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정 총리는 "지난 3년은 문 대통령의 위기극복 리더십이 빛난 시기였다"고 칭송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이낙연 전 총리나 정세균 총리 모두 친문 핵심인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친문 진영에서 새로운 대권주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 관계자는 “두 사람은 호남 출신이자 문재인 정부 아래서 총리를 역임했다는 사실로 같은 범친문(親문재인) 부류로 취급되지만 핵심 친문과는 거리가 있다”며 “특히 지역적으로 친문 세력은 영남주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호남 출신 두 사람의 경쟁은 헛물켜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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