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례용 청년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2-26 11:17:03

정의당 “비례당 만들면 정치적 결별할 것"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전국청년당을 '민주청년당'으로 개편해 비례위성정당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된 데 대해 당 차원에서는 선을 긋는 모습이지만 논란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은 26일 “(비례정당용) 청년민주당을 만들거나 개편하는 것은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하면서 앞서 고한석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비례청년민주당 제안을 일축했다.


이날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고 부원장은 전국청년당을 지역위원회를 갖춘 청년민주당으로 개편한 뒤 청년 후보들끼리 경선을 치러 비례대표 명단을 작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방안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민주당에선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의원 등 2~3명의 현역 의원 당적을 민주당에서 청년민주당으로 옮기고 비례대표를 한 명도 공천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장경태 청년위원장은 "당내 청년위원회의 명칭을 청년당으로 했지만, 당내 당 형태지 별도의 정당이 아니다"며 “전국청년당을 따로 떼 내어 비례정당으로 등록할 여지도 현재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청년의병이라도 나서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분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청년위원회, 혹은 청년당이 당 외곽으로 나가서 (비례용) 청년당으로 개편되는 것은 논의된 적이 없지만 청년들이 나서서 청년민주당 등을 논의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 내 비례 정당 창당 요구가 특히 강성 친문(친문재인) 그룹에서 분출된 점을 들어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비례 정당 창당론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지난 21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서 미래통합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용해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출범시켰다. 


정치권에서는 미래한국당이 10~15석 가량의 비례의석을 얻는 등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비례의석에서 손해를 보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원내 제1당이 위태롭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진 상태다.


이에 대해 송영길 의원은 전문 위성정당 창당 필요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면서 " "많은 당원들 (사이에서) '의병 정당을 만들자'는 얘기들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송의원은 '미래한국당'을 거론하면서 "이런 반칙 행위(미래한국당)를 뻔히 보고도 당해야 되는 것인가라는 고민이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비례민주당’이 창당될 경우 “정치적인 의미에서 민주당과 결별하는 수순을 갈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박 의장은 “원칙 없는 승리보다는 원칙 있는 패배가 낫다”면서 “그게 노무현의 정신이고 그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정당이 지금의 민주당인데, 미래통합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어 표 도둑질을 한다고 해서 ‘우리가 도둑질 안 하고 어떻게 하겠느냐‘는 건 원칙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청년을 그런 식으로 소비해야 하는지 문제의식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평상시의 말과는 다르게 실제 당 내부에 청년 정치라는 것이 별로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이제 와서 비례 민주당을 위해서 청년 정치를 급조한다면 우리 청년들한테 얼마나 공감대를 살지 저는 좀 심각히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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