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연합정당’ 띄우지만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3-04 11:18:42
민생 정의 녹색 민중당 모두 부정적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거론됐던 비례대표 위성정당, 세칭 '비례민주당'이 친여 성향 외곽 인사들의 '비례대표 연합정당' 제안으로 구체화되는 가운데 정작 파트너가 될 정의당과, 민생당, 녹색당 등이 불참하면서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다.
실제 선거연합정당 추진의 핵심세력이었던 녹색당은 4일 선거연합정당인 정치개혁연합(가칭)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실익을 챙기려던 민주당 입장도 난처해지게 됐다.
녹색당은 이날 ‘당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정치전략적 목적의 명분 없는 선거연합은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사실 상 선거연합정당 불참을 선언했다.
앞서 녹색당은 지난 2일 전국운영위원회를 열고 '당원들과 충분한 소통과 합의 없는 선거연합은 참여하지 않는다'는 등의 선거연합과 관련한 입장을 결정한 바 있다.
녹색당 불참이 ‘선거연합정당’에 힘을 빼고 있는 와중에 민생당도 민주당을 겨냥 “비례연합당이라 쓰고 민주당의 청부정당이라고 읽는다"며 " 조국기 부대를 앞세운 청부정당 시도를 멈춰라”라고 날을 세웠다.
문정선 민생당 대변인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또 다른 꼼수”라며 “위성정당을 주장하는 세력들의 면면도 가관이다. 숫제 미래한국당이 태극기부대라면 비례연합당은 조국기부대”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위성정당은 국민을 기만하는 반칙"이라며 "미래한국당의 반칙에 맞선다고 똑같은 반칙을 쓰겠다는 행태가 무슨 진보냐"고 따져물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역시 "비례민주당이든 연합정당이든 꼼수 정당"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중당 또한 정치개혁연합 참여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선거연합 제안을 받은 민생당, 민중당, 정의당, 민주당, 녹색당, 미래당 가운데 민주당과 원외 정당인 미래당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셈이어서 비례연합정당 탄생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편 김종대 정의당 수석 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참여하는 선거연합당 또는 비례연합당 이런 식의 시도라면 이러면 좀 응하기가 어렵다"며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미래한국당을 굉장히 단호하게 비판해 온 정당의 입장에서는 여태까지 비판했던 논리가 다 무너지면서 선거제 개혁 의미는 완전히 날아간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법 취지에 위배되기 때문에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의원은 "민주당이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고 연동형 비례를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정말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왜 논의가 불가능하겠느냐"면서 여지를 남겼다.
김의원은 "(이와 관련해) 심대표가 몇 번 민주당 쪽에 얘기를 하자고 그랬는데, 아직까지 응하지 않고 있고 게다가 (민주당 쪽에서) 계속 다른 이야기들이 나온다"면서 "선거연합당이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는 범진보 개혁진영의 파이를 키우자는 생산적 논의라기보다는 어떤 급조된 기획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우리가 또 하나의 위성으로 전락하게 되는 현실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어쨌든 민주당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미래한국당에 우리가 다 헌납하고 말 것이냐? 무력하게 주저앉을 것이냐? 이렇게 문제제기를 한다면 진정성 있게 검토해야한다"며 "민주당이 단순히 과반의석을 뺏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면 응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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