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문 중진' 추풍낙엽...‘친문공천’ 현실로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3-08 11:21:39

통합당, 친박계 대거 탈락...유승민-안철수계 약진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여야 각 정당이 4.15 총선 후보를 가르는 공천 작업에 대해 마무리 단계로 돌입하면서 각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8일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석현, 이종걸 의원 등 비문 중진들이 대거 탈락한 반면 친문 인사들이 공천 경쟁에서 약진했고 미래통합당에선 친박계가 컷오프 등으로 대거 탈락한 반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찬성했던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는 경선 없이 단수후보로 추천되는 특혜를 누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현재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46곳의 공천을 남겨두고 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우선 및 전략 지역으로 지정돼 후보를 확정한 곳은 22곳, 단수 공천으로 후보를 결정한 선거구는 84곳이다. 경선지역 101곳 가운데 80곳도 후보가 가려졌다. 


이종걸·이석현·유승희 의원 등 비문(非文) 또는 계파색이 옅은 중도 성향 중진 의원들이 대거 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가운데, 친문, 특히 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 다수가 공천에서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 중 민주당 공천에 도전한 사람은 49명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민주당 공천을 받은 사람은 26명에 이른다. 이 중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 등으로 빈 선거구에 경선을 치르지 않고 전략·단수 공천을 받아 본선에 직행한 청와대 출신 인사는 11명이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서울 구로을), 고민정 전 대변인(서울 광진을),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서울 강서을) 등이 대표적이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충남 공주부여청양),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서울 양천을),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충남 아산갑),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충남 서산태안) 등도 공천을 받았다.


경선을 치른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출신 28명 중에서도 15명은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서울 관악을)·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중원)·한병도 전 정무수석(전북 익산을) 등 3명이 경선을 통과해 공천장을 받았다. 김승원 전 정무비서관실 행정관(경기 수원갑), 허소 전 국정기획상황실 행정관(대구 달서을), 박남현 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경남 창원마산합포) 등 행정관급 9명도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들 외에도 7명은 현재 경선을 치르고 있어 현 정부 청와대 출신 중에서 공천을 받는 사람이 더 나올 수 있다.


반면 비문 중진 이종걸 의원은 경기 안양만안에서 강득구 전 경기도의회 의장에게 패했다. 경기 여주양평에서는 이재명 지사 측근인 백종덕 변호사 등이 최재관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에게 고배를 마셨다. 


통합당 공천위는 현재 253개 지역구 가운데 우선 및 전략 공천으로 21곳 등 100여곳의 후보를 확정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통합당 공천 결과를 보면 친박계 인사들의 성적이 저조한 편이다.


반면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출신 인사는 공천에서 약진했다. 


바른미래당에서 최근 통합당으로 당적을 이동한 안철수계 이동섭(서울 노원을)·김수민(충북 청주청원)·김삼화(서울 중랑갑) 의원은 경선 없이 공천을 받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옛 국민의당 시절 함께 했던 김영환(경기 고양병) 전 과학기술부 장관, 문병호(서울 영등포갑) 전 의원, 박주원(경기 안산상록갑) 전 안산시장, 김근식(서울 송파병) 경남대 교수도 단수 공천을 받았다.


또 이들과 함께 움직였던 신용현 의원과 김소연 전 대전시 의원은 경선을 치른다. 


유승민계에서는 오신환(서울 관악을)·유의동(경기 평택)·지상욱(서울 중성동) 의원이 경선 없이 공천을 받았고 원외인사인 민현주 전 의원도 인천 연수을에서 현역인 민경욱 의원을 제치고 단수공천을 받았다. 유승민 의원과 바른정당·바른미래당에서 함께 한 구상찬 전 의원도 서울 강서갑에서 경선 없이 공천을 받았다. 


하태경 의원은 부산 해운대갑에서 조전혁 전 의원,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과, 서울 서초갑에서 컷오프된 이혜훈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에서 경선을 치른다. 류성걸(대구 동갑) 전 의원, 강대식(대구 동을) 전 대구 동구청장도 경선 기회를 얻었다.


경선에서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가 맞붙는 상황도 벌어졌다. 서울 강서병에선 안철수계 출신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과 유승민계인 이종철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이 경선을 벌인다. 이 밖에 보수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의 위원장을 지낸 박형준 전 의원의 측근인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도 경기 성남 분당갑에 단수 공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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