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믿었던 한국당에 배신감...비례후보 선정 두고 양당 간 내홍 극심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3-18 11:32:27
박형준 "주요영입인재, 당선권 밖 배치한 건 통합당 자체를 무시한 것"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결과를 두고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공병호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비례대표 공천 결과를 부정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공 위원장은 18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명백한 불법적 결함이 있는 후보에 대한 재심의는 받아들일 용의가 있지만 단순히 미래통합당에서 원하기 때문에 이유 없이 순위를 조정해달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비례순위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한선교 대표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실제 앞서 한선교 대표는 전날 "미래통합당은 법적으로 우리와 별개의 정당이기 때문에 그쪽에서 나오는 비판은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일반 여론의 반응을 감안해 어느 정도 비례대표 후보 명단과 순번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문제 때문에 오늘 공병호 위원장과 수차례 통화해서 설득했다"며 "공천에 대해선 공천위가 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로서는 최고위 논의를 통해 일부 후보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 위원장은 최고위가 재의를 요구할 경우에 대해 “의결 정족수 3분의 2(7명 중 5명)의 찬성을 얻어야 재심의하는 것”이라며 “아니면 돌려보낸다”고 여전히 완강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심사 과정에서 통합당 측에서 명단이 온 게 맞냐'는 질문에 “맞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통합당 영입 인재에게 특혜를 주지 않겠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외압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없는데 투명했던 공천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비례대표를 따로 낼 가능성을 거론한 것에 대해선 “그렇게 귀한 인재들이 있었다면 그 당에서 이미 알아서 했을 문제”라며 “보수는 더 죽어야 정신 차린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통합당 공동 선대위원장은 이날 "회사 만들어주고 사람까지 내줬는데 자회사가 투자결정하면서 모회사 의견 하나도 안 듣고 하겠다하면 그것은 정치적 도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규정하면서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직접 공천은 못하더라도 준비했던 영입인재 부분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공천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입장을 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례 21번에 배정된 윤주경씨의 경우) 윤봉길 의사 손녀로서 저희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영입한 인재인데 사실상 당선권 바깥에 배치를 했다는 것은 통합당 자체를 무시하는 공천"이라며 "무슨 공천심사위원장한테 권한을 줬다 그래서 (공 위원장이) 이것을 마치 자신이 모든 권한을 독점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그것이 오히려 사천의 위험을 낳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실제 지금 공천된 분들 가운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 않느냐"며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국민들한테 미래통합당에서 공천한 분들과 같으니 미래한국당을 지지해주세요, 이렇게 호소를 해야 되는데 그런 호소를 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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