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주류, 유승민과 통합 촉구...원내대표 경선 때문?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9-10-29 11:36:03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종료가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목소리를 아끼던 자유한국당 내 탄핵찬성 세력들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위해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들이 유승민 의원 등에 관심을 보이며 보수통합에 적극성을 보이는 배경도 이들 전원의 복당이 이뤄질 경우, 원내대표 경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김무성 의원은 29일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 '열린 토론, 미래'에 참석해 "(보수) 통합 이야기만 나오면 특정인 몇X이 나서서 통합에 재를 뿌리는 독설을 퍼붓고 있다"며 "그 결과는 총선 실패로 돌아와 문재인 정권 연장으로, 망국의 길을 만든다는 것을 몇몇 방정맞은 정치인은 깨닫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황교안 대표를 겨냥해서도 "황 대표의 역사적 사명은 어떻게 통합을 이루느냐"라면서 "(보수 통합과 관련) 산통을 깨는 입을 어떻게 막을지 황 대표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총선은 특정 정당 정치인에 대한 선호를 묻는 차원이 아니다"면서 "저를 포함해 정치권 우파를 대표하는 한국당도 내년을 개인 차원 정치 일정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운명이 걸린 중대사임을 인식하고 선국후당, 선당후사 정신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당 관계자는 “당내 비주류가 보수통합을 강조하는 건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내사령탑을 건 계파 간 기싸움이 벌써부터 가열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한국당 내 주류 측은 예산·패스트트랙 정국과 총선까지 있는 상황에서 굳이 나 원내대표를 교체하는 모험을 해야겠느냐는 입장인 반면 비주류 측에서는 나 원내대표의 실정을 부각시키면서 임기연장에 반감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선거법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모두 패스트트랙에 태운 결과에 대해 책임소재를 가려야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당내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 핵심 직책인 원내대표를 가져오지 못하면 총선 이후 존재감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원내대표 경선에 뜻을 둔 비주류 후보로 심재철·강석호·안상수 의원 등이 거명되는 가운데 이들을 중심으로 ‘나경원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조국 청문회 TF’에 관여한 전·현직 의원 14명에게 표창장과 함께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준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해 김무성 의원 등 비주류 측 비판이 줄을 잇는 형국이다.
김무성 의원은 "하기 싫은 말인데 의총에서 (조국 청문회 TF에 관여한 전·현직 의원들을) 앞에 쭉 불러내서 줄 세우더니 표창장을 주고 봉투까지 주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며 “‘미친 것 아니냐’고 뒤에서 구시렁거린 소리가 그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주류 측 인사인 조경태·정미경 최고위원이 나 원내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복당파 주호영 의원도 “표창에 상품권까지 준 것은 좀 과했다”며 “마치 한국당의 노력만으로 된 듯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국민이 비판을 많이 했다”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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