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국당, 통합 협상 중 '이준석 휴가일정' 놓고 갑론을박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08-02 11:47:15

李 "협상 시한, 다음 주까지... 다음 주 지나면 저는 휴가 간다"
권은희 "李 휴가 일정이 정권교체 주요 일정인지 미처 몰랐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합당 문제를 놓고 주말 내내 거칠게 대립했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인사들이 2일에도 설전을 이어가는 모습이어서 양당 합당이 쉽지 않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합당을 위한 만남을 제안한다면 언제든 버선발로 맞을 것이지만 시한은 다음 주로 못 박겠다”면서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간다”고 밝혔다.


그러자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이 즉각 논평을 내고 “자신의 휴가 일정을 이유로 합당 시한을 일방적으로 정해 통보하는 모습에서 합당의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고 반발했고 권은희 원내대표도 “이 대표의 휴가 일정이 내년 더 나은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에서 그렇게 중요한 일정인 줄 몰랐다”며 가세하는 등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는 이번 주가 분수령이면서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특히 이 대표는 이날 출연한 mbc라디오에서, 권 원내대표가 "고압적인 갑질"이라며 날을 세운데 대해 "다음 주에 제 휴가라고 이야기 했더니 국민의당은 또 신난 것 같다. 휴가라는 단어에 꽂혀서"라면서 "만약에 합당한다고 선언하면 휴가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제가 확신하는 게 그런다고 해서 (국민의당이)합당한다고 할 것 같지 않다"고 단언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이번 주에 하기 싫은 합당이 다음 주에 하고 싶어지는 것도 웃기잖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이 첫 협상부터 당명을 바꾸라고 요구했다"며 "제가 협상단에 참을 인자 세개를 그리면서 협상을 계속하라고 했던 건 합당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기대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국민의당 측의) 무리한 요구를 듣는다고 해도 먼저 발끈하지 말라 이런 거였는데 지난 달 갑자기 안철수 대표께서 국민의힘이 협상의 의지가 없는 것 같다 라고 말씀하셨다"고 그 간의 협상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상내용 보면 국민들이 봤을 때 어느 쪽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지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매번 같이 행동하려고 하면 메시지에 답이 없다는 이야기가 반복됐다”고 지난 2019년 안대표와 한 솥밥을 나누던 바른미래당 시절 경험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하고, 그래서 협상을 빨리하자는 게 왜 고압적 갑질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지율 1위인 제1야당에게 당명을 바꾸라고 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게 갑질”이라고 반박했다.


김철근 국민의힘 당 대표 정무실장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를 보면 한 때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고 참 안타깝다”면서 “안 대표 본인 스스로 조건 없는 합당과 더 큰 2번으로 정권교체에 헌신하겠다 한지 벌써 5개월이 가까이 되고 있다. 또 다시 최악의 타이밍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구혁모 최고위원은 “합당을 위한 만남의 시한을 다음주로 못박겠다고 대표가 엄포를 놓더니 자신이 휴가를 다녀온 다음에는 버스 출발까지 시간이 없다고 한다”며 “윤석열 전 총장 입당도 본인 휴가 기간을 피해서 하라고 하니 얼마나 기분이 상했으면 당 대표가 없는 사이 입당을 했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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