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안철수 '합동총선평가 러브콜'에 엇갈린 반응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5-05 11:50:35

"안 대표와 생각차이 없어" "패인분석 먼저..뜬금없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야권의 ‘합동 총선평가회’를 제안한 안철수 대표 '러브콜'에 대해 5일 미래통합당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도 일부 엇갈린 반응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안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이룸센터에서 개최한 당 혁신준비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해 "각각의 정치를 지향하되, 합동 총선평가회를 통해 야권에 주어진 시대적 요구와 혁신 과제를 함께 공유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때 선거가 끝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정치의 관행을 넘어, 선거가 끝나면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정치 문화를 국민의당이 만들어가자고 말씀드렸다. 혁신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시대 흐름과 변화된 정치 환경을 제대로 읽어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총선의 결과는 야권 전체에게 진정 어린 성찰의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선거 참패 후에도 야권에서 자성과 혁신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야권 전체를 대상으로 한 총선평가회를 거듭 강조했다. 


다만 안 대표는 통합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관측을 전면 부정했다.


안 대표는 통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경쟁이 없으면 안 된다"면서 "보수와 진보 1대 1 구도로 가면 보수가 백전백패한다고 말했는데 또 그렇게 빤한 길을 가겠느냐"고 일축했다.


정연정 국민의당 총선평가위원장도 "기계적으로 당 대 당 야권 통합을 하자는 의견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당 관계자 역시 “안 대표의 제안을 통합을 염두에 둔 제안이라거나, 통합에 시동을 걸었다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연대와 통합 등으로 귀결되지 말고 다양한 방법론이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통합당 측에서는 대체적으로 안 대표의 제안을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일각에서는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통합당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한 의원은 이날 “문재인 정권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정당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연대하는 것에 대해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합동 총선평가회 제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출신 모 의원도 "당이 서로 합치는 건 장기적인 논의가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가는 게 맞다“고 통합론에 힘을 실었고 원내대표 도전을 선언한 주호영 의원도 "안 대표와 우리 당의 생각 차이가 크지 않다"며 비슷한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반대 견해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김태흠 의원은 안철수 대표의 '야권 합동 총선 평가회' 제안에 선을 그었다.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김 의원은 “당이 다른데 각 당들이 왜 졌는지 원인과 패인을 분석하고 난 다음 그때 가서 이야기하면 모를까, 스스로의 패인을 분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야당의 각 당들이 모여서 얘기하자는 건 좀 뜬금없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의원도 “원론적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재 통합당이 지도부 공백 상태고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도 논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습이 이뤄지고 난 뒤에야 국민의당과 얘기할 여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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