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여가부 통일부 폐지론'으로 정치권 뭇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07-11 12:27:37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여성가족부 폐지에 이어 통일부 해체를 요구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해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조차 날선 비판이 이어지면서 '미숙한 대표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는 양상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준석 논리대로라면 도둑 놓치면 '경찰 뭐 했느냐 경찰청 폐지', 간첩사건 발생하면 '국정원은 뭐 했느냐 국정원 폐지', 기상예측 잘못으로 홍수피해 발생하면 '기상청도 폐지' 식"이라며 "그런 식이라면 소는 누가 키우냐"고 조롱했다.
정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 X맨 역할은 고맙지만,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 그럼 중간은 간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식한 언행으로 국민 피곤하게 한 이 대표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항상 언급했던 게 여가부와 통일부"라면서 두 부처의 폐지를 주장해 논란을 자초했다.
특히 같은 당 중진인 권영세 의원이 "통일부는 존치되어야 하고, 이 대표도 언행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며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다.
권 의원은 이 대표 발언이 나온 당일 "남북한도 언젠가는 통일을 해야 하는데 우리 스스로가 남북한 관계를 내적 외적으로 완전한 독립적 국가관계로 인정한다면 재통일과정에서 외교적으로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현실적으로도 외교부는 남북관계, 통일의 외적 측면을 담당하고 통일부는 순수한 남북간 교류협력문제를 다룬다면 양부처 간 업무의 충돌도 없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권 의원은 "우리가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지향하지만 지금 우리의 통일부가 할 일은 당장 통일을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분단을 극복하는 과정 중에서 남북한 간 교류협력을 담당하는 것"이라며 "서독의 경우 내독관계부(최초에는 전독일문제부)가 담당을 했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통일부 폐지에 대해선 이 대표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사이에 감정적 갈등 양상까지 보였다.
이 대표가 통일부와 관련해 "성과와 업무영역이 없는 조직이 관성에 의해서 수십년간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공공과 정부의 방만이고 혈세의 낭비"라면서 "농담이지만 심지어 통일부는 유튜브 채널도 재미없다. 장관이 직원에게 꽃주는 영상 편집할 돈 이거 다 국민의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인영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 통일부 장관의 일을 더 열심히 하겠지만, 이준석 대표도 통일부를 폐지하라는 부족한 역사의식과 사회인식에 대한 과시를 멈추시길 바란다"면서 "3.8여성의날에 통일부 여성들과 꽃을 나눈 것이 재미없다는 건지 무의무의미하다는 건지여전히 이준석 대표의 젠더감수성은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세계 여성의 날에 자기 부처 여성 공무원에게 꽃을 선물하고 유튜브 찍는 사이 오히려 북한의 여성인권 실태를 챙긴 것은 탈북 여성이고 UN이었다"면서 이를 맞받아쳤다.
이어 "북한 여성들은 할당제 같은 제도로 다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신매매 등의 가장 근본적인 인권 탄압을 받고 있다"며 "이런 게 세금 받는 공무원들이 다뤄야 할 문제이고, 그걸 안 하고 유튜브나 찍고 있기에 부끄러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여가부 폐지에 대해서도 당내 대선 주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강요하지 말라"며 2030 여성의 지지를 강조했고 윤희숙 의원도 "단순히 분노를 유발하는 공약이 아닌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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