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공격에 오세훈 역공, “오 시장이 달라졌다”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1-07-15 12:36:37

丁 “다른 사람 내세워 정부비판…후안무치” 공세에
吳 “선배님,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와달라” 반격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고려대 법대 동문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향해 “조용히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평소답지 않은 신중하지 못한 언행”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정 전 총리가 전날 “오세훈 시장이 자신 책임인 방역문제에 쏙 빠진 채 다른 사람을 내세워 정부비판을 하는 모습은 후안무치한 처사”라고 했는데 하루 만에 이를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오 시장의 이 같은 모습은 정치권 안팎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 시장은 자신이 좀 손해를 보더라도 그냥 참는 성격인데,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오세운 시장은 “전직 방역사령관으로서 주신 좋은 충고의 말씀 새겨 듣겠다”라며 “다른 사람 뒤에 숨었다는 것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전날 발언 해프닝을 말씀하신 것으로 보이는데, 취재해보면 저에게 미안해하실 정도로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을 알게 되셔서 미안한 마음이 드시면 글을 조용히 내려달라. 사과로 받아들이겠다”라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문재인 정부의 책임 탓이라고 지적한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향해 “주장의 옳고그름을 떠나 대단히 유감스러운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자기 책임이 아닌 양 다른 사람을 내세워 정부를 비판한다며 “후안무치한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전직 방역사령관으로서 걱정스럽고 안타깝다. 지금은 누굴 탓할 때가 아니라 국가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서울시는 먼저 방역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빠트린 것은 없었는지 점검부터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부시장은 전날 오전 서울시 기자단에 “델타 변이 확산 조짐을 보이는데도 거리두기 완화, 소비 진작 등 섣부른 방안을 내놓은 것은 누구인가. 그동안 대통령께서 무지와 무능도 모자라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인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다’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면서 긴장의 끈마저 놓았을 때마다 대유행이 반복된 게 사실 아닌가”라는 내용의 글을 보냈다.


이후 서울시 내부에서 김 부시장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입장문에 이름도 적었는데 다소 센 발언이 있어 오해가 있었다. 개인적 의견임을 감안해 달라”며 발언 1시간 30분 만에 고개를 숙였다.


이런 해프닝에 고대 선배인 정 전 총리가 자신을 끌어들이자 고대 후배인 오 시장이 정중하면서도 강경하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오 시장은 “앞으로도 잘못된 사실관계만큼은 바로잡겠다”라며 “조용히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이재명 지사의 말에 시시콜콜 태클을 걸고 있다’라는 정 전 총리 지적에 대해서도 “기본소득, 안심소득 논쟁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페북 공방 선후를 잘 보면 이 지사의 도발적 공세에 계속 사후 답변하는 순서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보도한 '서울시 역학조사 지원 인력 감축', '역학조사 TF 해체' 보도 등에 대해 정정보도를 청구한 것도 오 시장의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TBS는 지난 9일과 1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에서 "서울시가 3~5월보다 역학조사관을 줄였다", "오세훈 시장 이후 서울시 전담 역학조사 TF를 최근 해체했다, 6월 24일 해체했다"는 등의 발언을 했으나 사실과 다르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서울시는 "서울시 역학조사관은 지난 3월31일 기준 90명으로 운영되다가 4월 73명으로 변경된 이후 7월 현재 75명으로 유사한 수준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3~5월 대비 역학조사관을 줄였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오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 역학조사TF가 해체됐다는 보도에 대해 "역학조사TF라는 조직은 운영된 바 없다.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감염병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역학조사 전담조직인 '역학조사실'을 지난해 7월30일자로 신설했고 현재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TBS는 사실과 다른 왜곡 보도로 서울시가 적극 대응하고 있는 코로나19 역학조사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저하시켰다"며 "특히 오 시장이 인력을 축소한 것처럼 보도해 코로나19 대응에 헌신하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희생과 노력을 평가 절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사실과 다른 보도는 서울시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키고 향후 지속될 방역대책 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주며 시민에게 혼선을 줄 수 있어 정정보도를 청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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