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당 운명 좌우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5-03 12:59:58
민주, 1차 과반·비주류·초선' 주목
통합, '김종인 비대위' 놓고 패권 다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을 나흘 앞두고 3일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반면, 오는 8일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미래통합당은 상대적으로 잠잠한 분위기다. 하지만 여야 모두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당의 운명을 좌우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관심이 뜨겁다.
민주당에선 원내대표 경선 출사표를 던진 김태년·전해철·정성호 의원(이상 기호순)이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21대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지지 호소에 나섰다.
김태년 의원과 전해철 의원은 전국 곳곳을 돌며 대면 선거운동을 벌이고, 정성호 의원은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메시지 공중전'에 집중하며 막판 유세를 펼쳤다.
김 의원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 일꾼 원내대표', 전 의원은 '당정청 간 원활하고 효율적인 소통을 이끌 적임자', 정 의원은 '당내 다양한 목소리 반영과 여야 협치'를 내세우고 있다.
김 의원은 친문(친문재인) 중에서도 '이해찬계' 당권파로 분류되고, 전 의원은 친문 핵심 '3철' 중 하나로 꼽힌다. 정 의원은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다.
이번 경선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1차 투표 과반 득표 여부'다. 첫 투표에서 당선인 163명의 과반인 82명에게 지지를 얻어 결선 없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는 후보가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재선 이상 의원들(95명)의 표만 놓고 보면 세 후보 중 한 명에게 '표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누구도 1차 투표 과반 승리는 어렵고 결국 결선 투표에 가야 한다는 예측이다.
다만 초선 당선인들의 표심이 한 후보에게 쏠린다면 1차 과반도 가능할 전망이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비주류 득표'다. 당내에는 친문 그룹인 김태년·전해철 의원과 비교해 계파색이 옅은 비주류 정성호 의원의 득표수가 상당한 함의를 가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초선 표심'이다. 이번 경선 투표권을 가진 당선인 163명 중 초선은 41.7%(68명)에 이르기에 이들 표를 많이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선 중에는 청와대 출신 등 뚜렷한 친문 인사도 있지만 각 분야 전문가나 지역 기반이 강한 인사 등 아직 계파를 쉽게 따지기 어려운 당선인도 있어 표심 가늠이 쉽지 않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으로 드러날 초선 표심의 향배는 선거 결과는 물론이고 향후 당내 역학관계와 당청관계 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미래통합당 차기 원내대표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질로는 '노련미', '소통 능력', '대여 협상력' 등이 꼽힌다.
4·15 총선에서 참패해 84석(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과 합당시 103석)을 얻는 것에 그친 통합당의 새 원내대표는 180석에 달하는 '초거대 여당'을 상대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물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문제를 더 이상의 소란 없이 매듭지어야하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 세력과 '반(反)김종인 비대위' 세력 간의 '패권 다툼'이 심화되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상황이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으로는 5선의 서병수(부산진갑) 당선인과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 4선의 이명수(충남 아산시갑) 의원과 김기현(울산 남을)·권영세(서울 용산) 당선인, 3선의 하태경(부산 해운대갑)·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의원 등이 있다.
이명수 의원은 지난 1일 당내 의원들 중에선 처음으로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무소속으로 4선에 성공한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은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복당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유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5선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과 4선의 박진(서울 강남을) 당선인은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5선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힌 5선의 주호영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질과 관련해 '소통 능력'과 '대여 협상력'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기현 당선인은 '대여 협상력'과 총선에서 참패한 당을 재건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경륜과 노련미' 등을 새 원내대표에게 필요한 자질로 꼽았다.
김 당선인은 4선 이상 중진들과의 회동 이후 원내대표 경선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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