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출범 새보당, 풍찬노숙 내우외환 ...혹독한 현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1-05 13:44:09
이탈방지 위한 8인 공동대표체제에도 개별복당 조짐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보수당이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하고 공식 출범하지만 벌서부터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등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원내 8석에 불과한 새보당은 8명으로 구성된 집단 공동대표단 체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공동대표단은 초·재선 의원인 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 의원 등 5명과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 등 원외 인사 3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한 달의 임기로 돌아가며 ‘책임대표’를 맡는다. 첫 책임대표는 새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 맡기로 했다.
이에 대해 새보당은 당 대표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해 정당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사실상 이탈방지를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유한국당 개별 복당을 희망하는 인사가 나타날 것을 우려해 그들에게 공동대표라는 감투를 씌워 한국당과 통합협상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새보당에 붙잡아두기 위기 위한 방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새보당에 남아 있는 인사들을 붙잡아두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국당이 지난 2일 최고위원 회의를 열어 한국당에 재입당을 희망하는 인사에 대한 복당(復黨)을 전면 허용하기로 한 탓이다.
황교안 대표가 유승민 의원에게 보수대통합을 제안한 상태에서 본격적인 통합 협상이 시작도 되기 전에 복당을 전면허용한 것은 한국당이 탈당 인사 흡수를 통해 새보당 압박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당은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많은 인사들의 탈당이 있었고, 무소속 출마 등으로 입당이 보류된 인사들도 상당수 있는 상황"이라며 "탈당 인사, 무소속 후보 등으로 선거에 출마한 인사, 입당 보류 및 계류된 인사, 입당 관련 이의신청 제기한 인사 등 다양한 사유로 입당이 불허된 인사에 대해 당헌‧당규에 의거하여 재입당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황 대표는 "나라를 위해서 또 당을 위해서 다시 노력할 수있는 기회를 널리 드리겠다는 차원의 조치"라며 한국당은 복당을 희망하는 인사에 대해서는 오는 10일까지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새보당 인사들을 향해 10일까지 복당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황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새보수당과의 통합 계획을 묻자 유 의원을 "유 아무개"라고 부르기도 했다.
실제로 유승민 의원의 새보당은 한국당의 보수통합대상에서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통합대상으로 유승민 의원보다 안철수가 더 매력 있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보수 통합의 키맨으로 꼽히던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보당이 통합의 아웃사이더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당이 새보당보다 안철수 전 대표 측에 더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표가 안철수계 김수민 김중로 김삼화 의원을 직접 만난 것은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새보당이 통합 논의 과정에서 스스로 족쇄를 채웠다”며 “황교안 대표는 ‘모든 자유우파’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통합하겠다고 했지만 유승민 의원은 이른바 3원칙이라며 △탄핵 찬반 불문 △보수가치 재정립 △제3지대 통합 정당 수립 등을 제시한 상태다. 이 중 특히 ‘제3지대 통합 정당 수립’은 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창당하자는 제의로 한국당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몸을 낮춰야 하는 것은 유승민 의원 측”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승민 의원이 안철수 전 대표에게 새보당 창당에 함께 할 것을 촉구했지만, 안 전 대표는 뚜렷한 입장 표명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유 의원은 안 전 대표와 연락을 했는지에 대해 "변화와 혁신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할 때 제가 10월초, 11월말에 제가 같이 하자는 그런 얘기를 문자로 드렸는데 답을 못받은 상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를 향해 "2년 전 국민에게 말씀드린 개혁보수, 합리중도가 힘을 합쳐 나라를 위해 잘해보자는 그 정신에 대해 여전히 동의하는지 그냥 궁금하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도 유 의원은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들로 구성됐던 변혁에 참여한 7명의 안철수계 의원들의 새보수당 참여를 호소했다.
유 의원은 "그 분들 각자가 조금씩은 다른 것도 같지만, 그분들 한분 한분께 새보당을 같이 하자고 말씀을 드려왔다"며 "가능성이 높은 분도 있고 또 그렇지 않은 분도 있는 것 같지만, 변혁을 같이 했기에 여전히 새보수당을 그분들의 중요 선택지로 받아들여달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철수가 새보당에 선을 그은 상태에서 안철수계 비례 의원들이 새보당에 합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