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매정당 공천 논란에 발목 잡히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3-19 14:18:02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비례대표 공천 문제로 촉발된 미래통합당과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9일 한국당 공천 논란과 관련해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며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황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바로잡아서 승리의 길로 다시 되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지난 16일 통합당 추천 영입인재 대다수를 배려하지 않은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던 한국당이 통합당 반발에 밀리게 되자 전날 당선권 4명에 대한 순서를 수정교체하는 등 한 발 물러섰으나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정운천 한국당 최고위원은 전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이 1명 정도 조정할 수 있다고 한 것 때문에 문제가 생겼는데, (논의를 통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명백한 결격 사유 없는 후보자에 대해 비례대표 순번을 바꾸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고 조작 행위라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거듭 밝혔던 공병호 공관위원장도 최고위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 공 위원장은 "이번에는 국민이 전혀 걱정 안 해도 되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며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당선권인 20번 안쪽으로 배치했고, 1번에 배치됐던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의 순번은 유지됐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결국 자체수습에 나서게 됐지만 황 대표 리더십은 상당한 상처를 남기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선교 대표와 공병호 위원장 때문에 선거 준비가 아주 틀어졌다"며 "조정되더라도 완전 봉합은 어렵고 후유증은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총선을 위해 통합당에 영입됐다 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인재들이 "정치 혁신을 위한 기회마저 박탈당했다"고 반발한 데 이어 '당선 가능권'에 배치됐다가 명단에서 빠질 것으로 예측되는 사람들도 "공개 오디션까지 치른 결과를 뒤집는 현실 정치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16일 한국당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등 통합당 영입인재들을 대거 당선권 밖으로 밀어낸 비례후보 명단을 발표, 통합당 반발을 샀다.
그러나 한국당을 위성정당에서 배제하는 특단의 방안까지 고려한다며 압박에 나선 통합당의 강경 대응에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공천 변경 요구에 “공당이 동아리냐”, “결과를 부정하고 싶다면 날 자르고 다시 공관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격렬하게 저항했던 공 위원장이 “난 아주 유연한 편”이라면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방안과 관련해서 황 대표는 전날 종로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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