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안철수, 야권연대로 문재인 문턱 넘을까
안 “만날 기회 있을 것”...김 “언젠가는 만나겠지”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0-06-15 16:44:45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결국 ‘야권연대’라는 이름으로 손을 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5일 국민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안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종인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답변을 했다.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의 정책에 대해서도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거의 비슷하다”며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귀국 이후 통합당과 선을 그으며 독자노선을 강조했던 때와는 달라진 분위기다.
실제 그동안 통합당과의 연대에 선을 긋던 안 대표가 김 위원장 취임 이후 다소 유연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난 11일 서울 동북권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오찬에서 “(안 대표와) 언젠가는 만나겠지”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당시 대화 분위기를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안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을 활짝 열고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의석 3석에 불과한 소수 야당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만큼 연대가 시급한 상황이고, 눈에 띄는 대권 주자가 없는 통합당 입장에서도 안 대표와의 연대를 통해 당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야권재편의 신호탄이 될 통합당과 국민의당 간 연대 논의가 본격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중도층으로의 저변 확대를 위해, 안 대표는 대권 재도전 발판 마련을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며 “안 대표와 김 위원장 간 만남은 다양한 계기로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제 논의에 불을 지피자 안 대표는 “한국형 기본소득 도입 방안을 집중 검토할 것”이라며 호응했다.
특히 통합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부 모임인 국민미래포럼도 양당 대표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포럼은 통합당 황보승희 의원과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데 향후 두 당의 연대까지 염두에 두고 모임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회동이 성사될 경우 양당의 연대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통합당 내부에서는 안 대표와 함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국민의당에서는 안 대표가 통합당과 함께하기보단 ‘제3의 세력’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대선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나오는 등 여전히 셈법이 복잡한 모양새다.
2022년 대선 출마를 노리는 안 대표로서는 통합당 후보들과의 경선 부담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 위원장은 현 문재인 대통령을 이기기 위해선 반 문재인뿐 아니라 비 문재인도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에 안 대표를 설득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안 대표는 대선 경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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