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허울을 쓴 자치재정권 침해, 경기도는 ‘공동세원화’ 구상을 즉각 철회해야..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26-07-30 10:35:26

▲ 이주현 당협위원장.경기 용인시정 당협위원장 이주현


 

존경하는 111만 용인특례시민 여러분, 그리고 경기도민 여러분.우리나라에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어느덧 3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지방분권은 각 지역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림을 꾸리고 책임을 다하는 ‘자치재정권’의 확립에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기도가 추진을 공식화한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구상을 마주하며, 과연 경기도가 지방자치의 기본 원칙을 존중하고 있는지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기도는 재정난 타개와 도내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반도체 생산 도시들의 주요 세입원인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을 도(道)로 귀속시키겠다고 합니다. 이는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다 붙이는식의 억지 논리에 불과합니다.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용인과 평택 등의 도시는 도로, 용수, 전력망 등 막대한 인프라 유지는 물론, 산단 조성 이후 폭증하는 민원과 환경적 부하를 오롯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납부하는 법인지방소득세는 결코 우연히 얻은 횡재가 아닙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과 기초지자체가 매일같이 짊어지고 있는 묵직한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입니다.

현재 경기도의 재정 위기는 부동산 거래 위축이라는 외부 요인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지난 수년간 세입 기반을 고려하지 않고 팽창해 온 방만한 도정 운영이 스스로 낳은 자가당착의 결과입니다.

누적 채무 7조 원 돌파, 비상금인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고갈, 그리고 19년 만의 지방채 발행 재개라는 뼈아픈 성적표가 이를 증명합니다. 자신들이 초래한 재정 파탄을 수습하기 위해 애꿎은 시·군의 고유 세원을 빼앗아 돌려막기 하겠다는 발상은,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하석상대(下石上臺)’의 어리석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아가, 경기도가 대안으로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지방소비세율 상향’ 역시 심각한 부작용을 안고 있습니다. 광역지자체의 세입을 늘리기 위해 전체 국세의 파이를 줄이면, 결과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타 시·군의 교부세마저 깎이게 됩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결국 시·군의 살림을 더 피폐하게 만드는 조삼모사의 꼼수일 뿐입니다.

진정한 균형발전은 기초지자체의 고혈을 짜내는 행정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습니다. 경기도가 진정으로 도민과 상생하고자 한다면, 무리한 공동세원화 추진을 즉각 멈춰 주십시오. 그리고 남의 곳간을 탐내기 전에, 낭비성 예산을 과감히 도려내는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으로 스스로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자정 노력을 먼저 보여주셔야 마땅합니다.

국가 첨단산업의 심장을 떠받치고 있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자치재정권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훼손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를 비롯한 용인의 뜻있는 일꾼들은 35년 지방자치의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모든 합리적이고 단호한 대응에 앞장서겠습니다. 경기도의 현명하고 책임 있는 결단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