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원픽’ 정원오는 성역인가.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6-03-10 11:53:19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국가 전산망 화재로 국가적 혼란이 이어지던 시점에 ‘성동구청장배 골프 행사’에 참석해 사실상 선거 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됐다.
그런데 지금은 그 기사가 삭제됐다. 무슨 연유로 삭제됐는지는 모르겠으나 기사를 지웠다고 의혹마저 지워지는 건 아니다.
실제로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장 후보 검증은 예외 없습니다. 정원오 후보도 성역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서 ‘골프대회’를 즐기며 사실상 ‘선거 운동’을 했다는 의혹은 공직자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의 즉각적인 조사와 정 후보의 공개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은희 의원에 따르면, 2025년 9월 30일, 국정자원 전산망 화재로 온 나라가 마비되고 대통령까지 국민 앞에 사과하던 시기에, 정원오는 ‘성동구청장배 골프대회’에 참석했다.
당시 국정자원 화재 발생 후 나흘째로, 이미 9월 27일 위기경보 단계는 ‘심각’으로 격상됐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가동 중이었다. 28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송구하다”고 사과하며 “밤을 새워서라도 복구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하던 때다.
복구율이 10%도 채 되지 않은 엄중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10월 3일에는 국정 자원 화재 관련 업무를 담당해 온 공무원 A씨가 정부세종청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까지 발생했다.
조 의원은 “이런 비상시기에 정 전 구청장이 여가성 행사에 참가해 골프를 쳤다는 사실은 시민의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골프대회 현장에 내걸린 현수막들이다. “18홀 끝나고 25구 가자”, “이제 시장 바구니 함께 들자”라는 등 서울시장 출마를 암시하는 문구가 난무했다고 한다.
조 의원은 “이는 단순한 체육행사를 넘어 정치적 목적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어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 그러나 정 전 구청장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행사에서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홍보하는 듯한 활동을 벌였다”며 “이는 공직선거법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제85조, 제254조(사전선거운동 금지) 등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서울시장 민주당 경선 후보이기 때문에 눈치를 보는 것인가?
앞서 정원오는 지역 쓰레기 처리업체들로부터 선거 후원금을 받고 이후 해당 업체들이 대규모 수의계약을 따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 사안은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본격적인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정원오는 과거 여러 차례 선거 과정에서 성동구 내 폐기물 처리 관련 업체 대표들로부터 법적 개인 한도에 해당하는 후원금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김 의원은 “이 업체들이 성동구의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생활폐기물 처리 계약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주했으며, 그 규모가 약 357억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로 사업이 진행됐다는 점을 문제 삼으면서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김 의원은 “소수 업체가 장기간 계약을 이어가는 구조가 형성됐다면 행정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며 “대가성이 있었다면 법적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도 했다.
그런데도 경찰 등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 역시 이 대통령이 ‘원픽’으로 꼽은 서울시장 민주당 경선 후보이기 때문에 눈치를 보는 것인가?
이래선 안 된다.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누구도 예외일 수가 없다. 선관위와 수사기관은 즉각 정원오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즉각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 정원오가 성역이 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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