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50년 벚나무길, "사라져도 벗으로 기억된다”
대흥사 지방도 벚나무 시험 이식, 향 후 메모리얼 가든 조성
정찬남 기자
jcrso@siminilbo.co.kr | 2024-12-24 12:10:54
[해남=정찬남 기자] 도로 확포장 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남 해남군 대흥사 벚나무길의 나무 일부가 시험 이식됐다.
해남읍~대흥사간 지방도 806호선 4차선 확포장 공사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해남군은 도로가의 벚나무 18주를 시험 이식했다.
광케이블 및 상하수도관 매설 구간, 아스팔트 포장 인접구간 등 환경 및 생육상태, 규격, 구간 별 다양한 상황에 맞춰 시험 굴취한 수목은 마산 상등 나무은행에 8주, 해남읍 복평리 생활자원처리시설에 9주, 황산 옥동초 눙눙길 치유숲에 상징 수 1주가 이식됐다. 이식 된 나무는 월 1회 전기 저항 검사를 통해 생육 상태를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이식 나무마다 수목표찰을 제작해 대흥사 벚나무길에서 이식 된 나무임을 알리고 있으며, QR코드로 접속하면 과거 사진과 이식 당시 사진 및 처방전, 전기 저항 검사, 저항 기록 드릴조사 등 정보를 볼 수 있다.
나무들은 향후 제2 스포츠타운 및 서남해안 생태정원도시로 재 이식해 메모리얼 가든(기억 정원)을 조성해 벚나무길을 추억 할 예정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대흥사권역 관광지를 비롯한 기후변화농업연구단지, 제2 스포츠타운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남군은 구간 내 식재 된 벚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전라남도에 일부 구간 선로 변경을 검토 요청한 상황으로, 내년 봄 추가 이식과 함께 굴취가 불가능한 상태의 나무들에 대해서는 제거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고령 목으로 생육 상태가 불량한 고사가 진행 중인 나무가 상당 수이고, 뿌리 분 굴취 시 완도 전 지역으로 연결되는 광케이블의 단전 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등 수목 제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남군은 제거 수목에 대해서도 톱밥, 우드칩 등으로 활용하는 한편 사회적협동조합과 협력해 벚나무를 추억 할 수 있는 목공예로 제작해 전시 및 보관 등도 고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대흥사 벚나무길 벚나무는 수령이 40~50년 된 노령 목으로 학술적으로 이식 활착 률은 현저히 낮지만, 역사를 간직한 벚나무길을 기억하고 지키고자 최대한 이식하려고 한다”며“제거 목 또한 다양한 활용을 통해 벚나무를 기억하고 추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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