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서울시립미술관+서초문화재단 협력전시 'SeMA Collection: 도시공감'전시 개최

박소진 기자

zini@siminilbo.co.kr | 2025-09-10 13:15:21

▲ 도시공감 포스터. (사진=서초문화재단 제공)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서초구(구청장 전성수)와 서초문화재단 산하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가 오는 2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과 협력해 ‘SeMA Collection: 도시공감’展을 개최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자치구 협력전시는 2013년부터 운영돼 온 미술소통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술관의 소장품을 자치구의 다양한 공간에서 전시함으로써 더 많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2018년 개관한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는 청년예술가 발굴과 창작 지원을 이어오며, 매년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전시를 기획해왔다. 또한 예술적 연대와 협업을 확대해 지역사회에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본 협력 프로젝트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을 대여해 선보임으로써 구민들에게 현대미술 감상의 기회를 넓히고, 공공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한 전문적인 연구와 시너지 창출을 도모했다.

 

이번 전시 ‘SeMA Collection: 도시공감’(Urban Empathy)은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인 ‘도시’를 주제로, 장소를 둘러싼 맥락과 환경을 진단하며 그 속에서 상생과 공감의 가치를 새롭게 탐구한다. 회화, 사진,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5점을 선보이며, 도시 풍경에 담긴 의미와 현대인의 일상적 경험을 조명하는 동시에 성장과 발전의 이면에서 소외된 존재와 가치들을 성찰한다.

최덕휴 작가는 화가이자 독립운동가, 미술교육자로서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의 작품은 한국의 자연과 도시를 주제로 하며, 사실적인 재현보다는 야수파적 감성이 담긴 강렬한 색채와 구성이 특징이다. 특히 서울을 반복적으로 그리며 변화하는 도시의 풍경을 기록했다. 작품 속에는 당대의 시대상과 건축적 특성이 세밀하게 반영되어 있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들여다볼 수 있다.

윤정미 작가의 작업에는 개인의 삶과 사회적 구조 사이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드러난다. ‘반려동물’ 시리즈는 공간과 사람, 반려동물을 함께 담음으로써 동시대의 주거 유형, 가족 형태, 생활 방식 등을 투영하고 있다. 사진 속에 드러난 아파트의 전형성, 싱글족의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이면을 엿볼 수 있다.

박선교 작가의 연작 ‘그 집의 아침’은 도시 재개발로 철거가 진행된 청량리 옛 집장촌에서 촬영되었다. 1950년대 6.25 전쟁 중 동부전선의 병력수송 요충지였던 청량리역의 접한 이 동네는 생사의 경계에 서 있던 군인들의 존재와 함께 태동하였다. 서울의 근대화 과정을 함께 거쳐 왔지만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던 이웃들의 흔적을 조용히 따라가며 아픈 역사의 단면을 사진 속에 새겨 넣었다.

김기라 작가는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의 형식을 차용하여 코카콜라, 맥도날드, 스타벅스와 같은 현대 소비사회의 상징물들을 전면에 배치한다. 그는 회화, 조각, 영상, 퍼포먼스 등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본주의가 구축한 권력 구조와 소비문화의 이면을 해부하며, 익숙한 일상의 이미지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현호 작가는 일상 속에서 스치는 풍경을 세심히 관찰하고 한지에 전통 채색 기법으로 그려낸다. 아파트 단지 옆 숲, 길가의 나무처럼 평범한 장면들을 화면에 담는다. 그는 인공적인 도시 환경과 어색하게 맞물린 자연의 결을 포착하고 있는 그대로 응시하며 몰입한다. 익숙함 속에 숨은 낯선 느낌을 드러내며 잊혀졌던 주변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보이지 않는 도시’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된 유비호 작가의 초기 작품 중 하나이다. 표면적으로는 매끄럽게 정돈된 사회의 숨겨진 이면에서 작동하는 어두운 구조를, 생태학적 시각과 접목해 은유적으로 표현한 퍼포먼스 기록이다. 작가는 도시 안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비인간 존재들을 드러내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소외와 희생을 조명한다.
 

13일, 14일, 20일, 21일에는 경희대학교 창의예술융합 프로젝트와 연계한 청년 서포터즈 기획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전시와 연계된 체험활동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홈페이지에서 사전신청이 가능하다. 

 

또한 별도의 신청 없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아뜰리에 서리풀’도 상시 운영되며, 자세한 안내는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사무실로 문의 가능하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