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정공의 대표 "실망만 안겨 ··· 모두 내 불찰" 사퇴 표명
'리더쉽 부재' 논란 속 결심
의협 부회자직도 사임키로
박소진 기자
zini@siminilbo.co.kr | 2025-06-24 15:42:42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전공의 파업 장기화 속에서 리더십 부재 논란에 휘말렸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이날 각 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공지에서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지난 1년 반,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으나 실망만 안겼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이 내 불찰"이라며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학생들 끝까지 잘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었다.
박 위원장은 공지 글에서 "오늘은 9·4 의정 합의 준수 및 의정 협의체 재구성을 요구하는 입장을 낼 생각이었고, 내일은 박주민·김영호 의원과 만남이 예정돼 있었다"고 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리더십 논란 끝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지난 정부 당시 의정갈등 상황에서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21대 대선 이후 대외적으로 계속 침묵을 지켜 내부에서 그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원광대병원 사직 전공의인 김찬규 씨를 포함한 전공의 30여명은 최근 박 위원장을 향한 성명에서 "지금 대전협의 의사소통 구조는 누군가가 보기에는, 우리가 비난했던 윤석열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지금처럼 끝내 자기 만족적인 메타포(은유)와 제한된 소통만을 고수하며 희생을 늘려간다면 다음이 있을 수 있을까"라고 소통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박 위원장은 전날 공지에서 "현재 정부의 보건 의료 책임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당장 복귀 여부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선이 끝났지만, 의료 사태는 여전히 막막하다.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은 의료 사태 해결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부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박 위원장이 '모든 직'에서 내려오겠다고 했지만, 함께 맡고 있던 대한의사협회(의협) 부회장직 사임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먼저 박 위원장으로부터 의협 부회장 사퇴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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