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사람 됐다” 기대·환영 분위기
차관(급)인사 각 부처 반응
시민일보
| 2003-03-04 20:03:21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재경부 차관에 김광림 특허청장을 임명하는 등 각부처 차관 17명과 처·청장 13명등 모두 34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각 부처 공무원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외교부= 외교부는 3일 차관 0순위로 거론되던 김재섭 주(駐) 인도네시아대사의 차관 임명에 “진작 요직에 기용될 사람”이라면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외교부 직원들은 김 신임차관이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외교관의 중요자질인 뚝심도 있어 북핵위기로 외교안보 환경이 민감한 이 시기의 차관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50대 초반의 윤영관 장관을 보좌할 부내 사정에 정통한 인사가 안살림을 맡게됨에 따라 장·차관간의 조화를 기대했다.
다만 윤 장관 취임 이후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예상했던 일부 간부들은 외시2회인 김 차관보다 아래 기수에서 차관이 임명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반응도 내보였다.
한 관계자는 “신임 차관이 실력이 있어 진작 요직에 기용됐어야 하는데 곧은 성격 때문에 그동안 관운이 별로 좋지 않았다”면서 “김 차관 부임 이후 장차관간의 조화를 통해 격변기 외교부를 잘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들은 이번 차관인사 이후 4강 대사 교체를 포함한 연쇄적인 후속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촉각을 기울이는 표정이다.
◆통일부= 통일부는 3일 조건식 남북회담사무국 상근대표의 차관 임명소식에 “다양한 경력을 갖춰 향후 통일부 업무를 원만하게 잘 끌어갈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통일부에서는 조 신임 차관이 청와대, 국회,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데다 93년 김영삼 정권 출범후 친정인 통일원에 복귀해 요직인 회담협력과, 교류협력국장, 인도지원국장 등을 거쳐 업무에 밝다고 평하고 있다.
특히 조 신임 차관이 52년생으로 `젊은 컬러’라는 점에서 1,2급 고위직에 대한 후속인사가 대폭적으로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부내 가장 큰 문제는 인사적체”라며 “조 차관 기용을 계기로 과감한 발탁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새롭게 바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창설 34주년을 맞은 통일부는 이날 오전 10시 19층 대회의실에서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가졌다.
◆국무총리실-국무조정실= 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은 3일 차관급 인사의 뚜껑이 열리자 희비가 교차됐다.
총리실과 국조실의 유일한 차관급인 총리비서실장에 내부인사의 승진을 기대했으나 고 건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재임 당시 정무부시장을 맡았던 탁병오씨가 발탁되자 다소 허탈해하는 분위기.
그러나 대구 지하철 참사에 따른 대형재난 수습해결을 취임 후 최우선과제로 선정한 고 총리의 입장에서 `재해전문가’인 탁 실장의 발탁은 `이해할 만하다’는 평가들이다.
다만 총리실은 전 부처를 통해 `최고참 1급’으로 통하는 김덕봉 현 총리공보수석 등의 거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반면 국조실의 경우 차관급 2개 자리가 신설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행정고시 동기(13회)인 하동만 경제조정관까지 특허청장으로 승진하자 `겹경사’가 났다는 표정.
특히 차관급 신설이 기정사실화할 경우 연쇄적으로 후속 내부승진이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팽배해있는 상태다.
법제처도 부처내 중소기업 법제분야 전문가로 꼽히고 있는 성광원 법제차장이 내부승진하자 반색하는 분위기다.
◆문화관광부= 문화관광부는 3일 오지철 기획관리실장이 차관에 임명되자 “예상했던 결과”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직원들은 오 신임 차관이 외국어에 능통한데다 대한체육회 국제과장, 체육청소년부 해외협력과장, 문화체육부 국제체육국장 등을 거치며 쌓은 대외업무 능력을 십분 발휘, 한국문화의 해외진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형사법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로 업무처리가 치밀하고 깔끔한데다 부드럽고 합리적인 성품까지 갖추고 있어 부하직원들에게 인기가 높아 일찌감치 차관 0순위로 지목돼왔다.
오 차관은 이창동 장관이 영화감독 신분으로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을 벌일 때 문화산업국장을 맡아 정책조율을 했던 경험이 있는 등 낯선 관계가 아니어서 향후 ‘개혁장관’과 ‘안정차관’으로 상보관계를 유지하며 문화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동 장관이 “직원들의 성향을 파악한 뒤 천천히 인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오 차관의 승진 발탁에 따라 공석이 된 기획관리실장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후속인사 방향이 정해질 것이기 때문에 직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기획관리실장 후임으로는 노태섭 문화재청장, 신현택 국립중앙도서관장, 이승규 문화정책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건교부= 건설교통부는 최재덕 차관보와 김세호 수송정책실장이 각각 차관, 철도청장으로 승진한데 대해 “될 사람이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행시 24회인 김 실장이 거의 최연소로 차관급인 철도청장에 임명되자 능력을 고려한 획기적인 `발탁 인사’라며 다소 놀라워하면서도 평소 업무추진력을 살려 고속철도 개통이나 철도 구조개혁 등의 현안을 잘 풀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주택·도시 분야 전문가인 최 차관에 대해서도 참여정부의 행정수도 이전과 주택시장 안정대책, 수도권 신도시 건설 등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건교부는 유력한 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추병직 전 차관은 산하기관장 등으로 자리를 옮긴 뒤 다시 금의환향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와 함께 최 차관과 김 청장의 승진으로 1급 및 1급 상당직이 최소한 2자리 비게 돼 행정고시를 기준으로 21-22회에서도 승진자가 나오는 등 국·과장 이하까지 연쇄 승진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관보는 `남은 1급’ 가운데 1명이 중용될 가능성이 많으며, 1급 후보로는 이춘희 주택도시국장(행시 22회), 양성호 육상교통국장(〃 21회), 김창세 수자원국장(기술고시 6회), 남인희 도로국장( 〃 13회) 등이 망라돼 거론되고 있다.
◆해양부= 해양수산부 직원들은 해양부 업무에 정통한 최낙정 기획실장이 신임 차관으로 발표되자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해양부 직원들은 해운, 항만, 수산 등 해양부 주요 업무를 두루 거친 최 차관이 학계 출신인 허성관 장관을 보좌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최 실장이 차관으로 내부 승진함에 따라 장·차관이 모두 경남 출신으로 구성돼 후임 차관보와 기획실장 임명에는 지역안배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차관보 후보로는 박재영(전남 보성) 현 차관보의 유임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안국전 국립수산과학원장(서울)이 물망에 오르고 있고 기획실장으로는 서정호 해양정책국장(충남 연기)과 정이기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전남 담양) 등이 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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