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PO 벤치싸움도 4人4色
패기 40대 vs 관록 50대 … 단기전 용병술이 승패 좌우
시민일보
| 2004-03-10 19:41:45
오는 13일 시작되는 2003-2004시즌 애니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는 선수들 활약 못지 않게 4개팀 사령탑이 벌이는 지략대결이 팬들의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인천 전자랜드(정규리그 4위)-서울 삼성(5위)과 대구 오리온스(3위)-창원 LG(6위)가 펼치는 6강 PO는 3전2선승제의 단기전 승부인 만큼 감독들이 펼치는 용병술과 두뇌싸움이 4강행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매치업 상대팀 사령탑이 젊은 감각과 패기로 무장한 40대 감독과 관록을 자랑하는 50대 감독의 세대간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82학번 5인방’ 중 하나인 유재학(41) 전자랜드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가 트레이드 마크인 김동광(53) 삼성 감독과 맞붙고 `코트의 신사’ 김진(43) 오리온스 감독은 `인동초‘ 김태환(54) LG 감독과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게 된 것.
`제갈공명’이라는 별명이 보여주듯 치밀한 전략가인 유재학 감독은 선수시절 당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날렸고 김동광 감독 역시 국가대표 부동의 센터로 코트를 누볐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
올 시즌 팀 상대전적에서 3승3패로 균형을 맞춰 홈코트의 이점을 안은 유 감독이 유리한 입장이지만 김 감독도 지난 2000-2001시즌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명장이라서 둘다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가드 출신이면서도 가드 부재에 시달리는 유 감독은 골밑 싸움이 뛰어난 제이슨 윌리엄스와 한시즌 최다인 8개의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올라운드 플레이어 앨버트 화이트를 풀가동하고 문경은의 3점포로 외곽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김 감독은 서장훈과 안드레 페리를 더블포스트로 세워 제공권을 장악하는 한편 목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가드 주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백업 박성배를 투입하고 서장훈과 로데릭 하니발에게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하고 있다.
정규리그 2연패에 빛나는 김진 감독과 화려한 선수생활 경력이 없음에도 지도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김태환 감독이 벌이는 대결도 볼 만 하다.
오리온스 김 감독은 `우승 청부사’였던 마르커스 힉스가 없음에도 챔피언 우승 경험과 백인용병 바비 레이저의 빼어난 공·수 활약, 현역 최고의 포인트가드 김승현의 재치있는 경기 운영, 김병철의 고감도 3점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와 달리 홈코트의 불리함을 안고 뛰어야 하는 LG 김 감독은 2년 연속 리바운드왕 라이언 페리맨의 뛰어난 골밑 플레이와 빅터 토마스의 화끈한 공격력, 큰 무대에 강한 백전노장 강동희의 노련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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