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새다툼’ 趙-秋 마이웨이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4-03-31 20:42:18
{ILINK:1} ‘50년 전통’ 운운하며 야당의 정통성을 주장하던 민주당이 대체 어쩌다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참으로 측은한 생각이다.
바로 어제 민주당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옥새다툼’을 벌이다 끝내 제 갈길을 간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로 선대위측은 `개혁공천’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면서 선대위 인선과 비례대표 선정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등 선거체제로 신속히 전환하고 있는 반면, 조 대표는 중앙선관위에 당 직인과 대표직인 변경등록을 신청하고 구주류 당권파 중심의 비상대책위를 소집하는 등 반발을 계속했다.
추 의원이 이끄는 선대위측은 박상천 전 대표와 유용태 원내대표의 지역구는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놓고, 김옥두 최재승 의원의 지역구에 대해선 새 공천자를 등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조 대표측은 개혁공천의 대상으로 지목된 4명에 대해 공천장을 다시 발급했고, 박 전 대표와 유 원내대표, 김 의원과 최 의원은 조 대표로부터 발급받은 공천장을 근거로 이날 후보등록을 강행했다.
심지어 조 대표는 어제 오전 9시 선관위 업무가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최명헌 사무총장과 함께 중앙당 당인 및 대표자직인 변경등록 신청서를 접수했다.
아마도 인장변경을 통해 선대위측이 일방적으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협상을 시도하겠다는 뜻일 게다.
애초에 그럴 것이면 조 대표는 무엇 때문에 추 의원을 선대위원장직에 앉혔는지 참으로 아리송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선대위원장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전국에서 ‘민주당, 해볼만하다’는 격려전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안한 말이지만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민주당이 정신 차리려면 아직 멀었다.
총선후보 등록일 까지도 `추미애 선대위’와 `조순형 비대위’로 나뉘어 사활을 건 쟁투를 벌이고 있는 데 무슨 표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인가.
또 `개혁공천’과 `민심 되돌리기’를 위한 극약처방도 통하지 않는 민주당이 무슨 염치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정말 민주당을 폐쇄시키려고 안달이 난 것인지, 아니면 국민정당으로 거듭 나기위해 몸부림 치는 것인지 그 속내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비대위는 어제 오전부터 마라톤 회의를 갖고 선대위와 별도의 비례대표 인선안을 논의하는 등 민주당은 사실상 양분된 상태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한 솥밥을 먹는가. 국민의 속을 ‘박박’ 긁어댈 바에야 차라리 당을 깨어 버려라.
오죽 답답하면 마포갑 선거구에서 출마할 예정이었던 김중권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 지역구를 옮겨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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