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변 희생양’
스웨덴·덴마크와 1승2무 기록… 골득실차 밀려 ‘쓴잔’
시민일보
| 2004-06-23 19:23:37
‘바이킹 형제’ 스웨덴과 덴마크가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8강에 동반 진출했고 우승 후보 이탈리아는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2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투 베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2로 사이좋게 비겨 나란히 1승2무(승점 5)로 준준결승에 올랐다.
조 1위 스웨덴은 오는 27일 새벽 파루룰레에서 ‘죽음의 D조’ 2위와, 조 2위 덴마크는 28일 새벽 포르투에서 D조 1위 체코와 각각 4강 진출을 다툰다.
그러나 지난 대회 준우승팀 이탈리아는 같은 시간 기마랑스 아폰소엔리케스타디움에서 열린 불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1로 이겨 스웨덴, 덴마크와 같은 1승2무가 됐지만 골득실-다득점 순으로 따지는 상대 전적에서 두 팀에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에 무릎을 꿇어 8강행이 좌절됐던 이탈리아는 유럽선수권에 조별리그가 도입된 80년 이후 처음 패배없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이 됐다.
스웨덴과 덴마크의 대결은 양국 팬들이 모두 원했고 ‘담합 논란’까지 불거졌던 2-2 스코어가 실제로 나온 공방전이었다.
초반부터 중원을 장악하며 주도권을 틀어쥔 덴마크는 전반 28분 미드필드 왼쪽에 있던 욘 달 토마손이 스웨덴 골키퍼가 골문에서 나온 것을 보고 오른발 아웃프런트 로빙 슛으로 네트를 갈라 리드를 잡았다.
스웨덴은 그러나 후반 2분 헨리크 라르손이 단독 돌파로 골키퍼를 제치면서 반칙을 이끌어낸 뒤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덴마크는 후반 21분 교체 수비수 뵈엘룬의 슈팅이 스웨덴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어시스트처럼 연결된 문전 찬스를 토마손이 놓치지 않고 왼발로 차넣어 다시 2-1로 앞섰다.
토마손과 라르손은 나란히 대회 3호골을 기록해 웨인 루니(잉글랜드·4골)에 이어 득점 공동 2위가 됐다.
지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급해진 스웨덴은 종료 1분 전 마티아스 욘손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키퍼가 쳐낸 볼을 가볍게 차넣어 두번째 동점을 만들었고 주심은 그대로 종료 휘슬을 불었다.
이탈리아는 전반 45분 불가리아의 마르핀 페트로프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3분 시모네 페로타의 동점골과 후반 인저리타임 안토니오 카사노의 결승골로 역전승을 거뒀으나 스웨덴과 덴마크가 비기는 바람에 헛심만 쓴 꼴이 됐다.
스웨덴이 덴마크에 졌다면 극적으로 기사회생할 수도 있었던 이탈리아는 간판 공격수 프란체스코 토티의 출전정지 징계와 이날 선발에서 제외됐다 교체 투입된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원인모를 부진 등 잇단 악재 속에 쓸쓸히 보따리를 챙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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